동남아와 달리 국내호텔 '서비스'가 아닌 '사업'으로 야외수영장 운영...워커힐 작년 최고 16만원에 판매, 반얀트리 올해 첫 비투숙객에게 '오아시스' 개방
   
▲ 서울 신라호텔의 '어번 아일랜드'./사진=호텔신라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여름 시즌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이나 호캉스 계획을 많이 짜고 있을 것입니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가서 야외수영장이나 인피니티 풀에서 시원하게 수영을 즐기고 선탠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동남아에서는 투숙객들에게 주로 무료로 개방되는 야외수영장이 한국에서는 대부분 유료라는 점을 알고 있나요? 물론 동남아 지역에서도 야외수영장을 유료로 운영하는 곳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경험해봤거나 들어본 기억은 없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날씨 영향 탓에 일찍 야외수영장 문화가 발달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서야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보입니다. 거기다 우리나라 호텔기업들은 야외수영장을 '서비스'가 아닌 '사업'의 성격으로 보는 경향이 커, 주로 유료로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동남아와 달리 한국 호텔 최근에서야 야외수영장 늘어...'서비스'가 아닌 '사업'의 성격

왜 휴가 기회만 생기면 국내 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지 어느 정도 이해되는 지점입니다. 여름철을 앞두고 국내 호텔들이 속속 야외수영장 오픈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신라호텔이 3월에 가장 먼저 야외 수영장인 '어번 아일랜드'를 오픈했습니다. 5월에는 반얀트리 호텔이 야외 수영장인 '오아시스'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 서울 지역에 야외수영장을 운영하는 호텔은 워커힐호텔,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롯데호텔의 L7 홍대,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해밀톤 호텔, 노보텔 동대문 등으로 파악됩니다. 

지역에서는 힐튼부산, 인천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네스트호텔, 씨마크호텔, 켄싱턴호텔 평창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 제주 지역에도 야외 영장을 운영하는 호텔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다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중 투숙객들에게 '조건 없이' 야외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은 힐튼부산과 그랜드 하얏트 서울, 인천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노보텔 동대문 등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켄싱턴호텔 평창은 지난해까지 무료로 개방했지만 올해부터는 유료로 전환할 거라고 합니다.  

그 외 호텔들은 패키지 상품에 포함하거나 투숙객들에게도 유료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비 투숙객들에게도 유료로 개방하는 호텔도 여럿 있었습니다.

무료로 개방하는 호텔 중 노보텔 동대문은 야외수영장 규모가 매우 작아 순수하게 무료로 개방하는 호텔은 힐튼부산과 그랜드 하얏트 서울, 인천과 부산의 파라다이스호텔이 유일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랜드 하얏트와 파라다이스호텔은 투숙객들에게 일 박당 한번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횟수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반면 힐튼부산은 투숙 기간 야외수영장을 횟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힐튼부산이 왜 단기간에 높은 투숙률을 기록하며 '핫플레이스'가 됐는지 이해가 됩니다.

   
▲ 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야외 수영장인 '오아시스'./사진=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호텔들 야외수영장 얼마나 봤나?

야외수영장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워커힐호텔은 올해 야외 수영장인 '워터파크'를 아직 오픈하지는 않았지만, 가격이 비싼 곳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비 투숙객에게도 유료로 판매하고 선베드도 유료로 판매합니다. 지난해 기준 시즌별, 요일별로 가격을 달리해 판매했고 최고 16만원에 야외수영장을 판매했습니다. 

워커힐 측은 이런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배경은 이 금액에 '풀사이드 뷔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투숙객은 리버파크가 포함된 객실 패키지 상품을 사거나 일반 객실 고객은 20%의 할인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타워호텔 시절부터 야외수영장으로 유명했던 반얀트리호텔도 다음달 1일부터 야외수영장을 오픈합니다. 반얀트리호텔은 9월 1일까지 야외수영장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반얀트리는 클럽 회원과 투숙객에게만 개방했던 야외수영장을 비 투숙객에게도 처음으로 오픈합니다.

비싼 호텔 가격 때문에 야외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었던 고객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겠지만, 회원과 투숙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반얀트리 호텔은 6월 13일까지 성인 6만원, 유아 4만원에 야외수영장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울 신라호텔 역시 야외수영장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내놨지만 룸만 예약한 고객은 성인 기준 6만원에 야외 수영장인 '어번 아일랜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노보텔과 머큐어, 이비스 등의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은 스카이킹덤이라는 사업장을 만들어 그 안에 스카이 비치라는 야외수영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호텔 역시 지난해 비 투숙객에게도 4만원대에 판매했고 투숙객에게는 10%의 할인만 제공했습니다.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은 투숙객에게 일 박당 한번 야외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하지만 그 이상일 경우는 한번 사용할 때마다 8만원(정가 기준)의 사용료를 부과한다고 합니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역시 인천과 같은 기준이며 가격은 3만3000원입니다. 대신 비 투숙객은 받지 않아 대부분 투숙객 할인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도 지난해 4만5000원에 야외수영장을 판매했고 이태원 해밀턴호텔도 2만원대에 판매했습니다. 

인천에 있는 네스트호텔은 일 년 내내 야외수영장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시즌별, 시간별, 회원과 비회원 등으로 구분해 가격을 달리 책정해 놨습니다. 가격 책정이 매우 복잡하지만, 최고 가격은 6만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홍대에 있는 롯데호텔의 L7 홍대는 전 투숙객 대상 2만원에 야외수영장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라한호텔이 운영하는 강릉 씨마크호텔도 야외수영장을 성인 기준 7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씨마크호텔 측은 홈페이지나 서드파티 등 유료로 예약한 고객은 야외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숙박권을 통해 예약한 고객은 야외수영장을 한번 입장할 때마다 7만5000원씩 받는다고 합니다. 

숙박권 종류에 따라 야외수영장이 포함된 것도 있으며 할인율도 다르다고 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소유의 이 호텔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순수 유료 고객보다 숙박권을 통해 이용하는 고객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서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호캉스를 준비할 때 야외수영장이 유료인지 무료인지 꼼꼼히 챙기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했듯이 국내 호텔 중 동남아처럼 야외수영장을 완전 무료로 개방하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힐튼부산이 동남아처럼 완전 무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 호텔 역시 탈의실이 없다는 단점과 카바나를 10만원 넘는 가격에 판매하는 등 여러 상업적 요인들이 있어 보입니다.

올여름 드넓은 인피니티 풀에서 수영을 즐기고 뜨거운 태양 아래 선탠을 마음껏 즐기기를 원한다면 국내보다는 해외를 추천합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