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일선에서 지휘할 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범문(범문재인계)'으로 분류된 '86 운동권 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좌장 이인영 의원이 지난 8일 선출됐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외에서는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 당선에 대해 최근 민주당이 중진 의원들을 '물갈이' 수준으로 교체한다는 '새 공천룰'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 심리가 뭉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3선 급 이상 중진 의원들의 교체를 염두에 두었다는 '친문 진영' 당 지도부에 대해 역으로 초재선 의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이 의원이 이를 표심으로 연결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이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꽉 막힌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의 대화 가능성이 커져, 국회 정상화 및 협치 복원을 통해 민생경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이 원내대표의 강한 '운동권' 이미지로 그 한계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당내외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원내대표 선거 개표 직후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친문'세력의 김태년이 126표 가운데 37표로 30%도 못 얻은 것으로 보아 민주당의 의원들이 '변화'와 '개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원내대표가 '운동권' 출신이라 당 차원에서 우려가 된다"며 "이제껏 운동권 출신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는데 그에 비해 역사적 정치역활을 잘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고 우려의 심정을 표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는 '친문'이 아니기 때문에 '비문'을 보듬을 수 있는 중간 성향을 지닌 이 의원이 장점이기도 하면서 '친문 분화'에 따른 내부의 불협화음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목소리들을 의식이라도 하듯 이 원내대표는 개표 직후 "이해찬 대표와 1987년 국민운동 본부에서 활동하던 시절이 기억난다"며 "민주당이 넓은 당력을 통해 강력한 통합을 이뤄 총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의원총회가 협상의 마지막 단계로 집단사고와 생각에 근거해 야당과의 협상을 잘 해나갈 것이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 의원 128명 가운데 총 투표수 125표 중 76표를 얻어 당선됐다.
득표율은 60.8%로 재적 인원의 과반을 넘겼다. 1차 투표에 이은 2차 결선 투표까지 후보로 경쟁한 김태년 의원은 49표로 낙선했다.
앞서 치러진 1차 투표는 이인영 의원이 54표, 김태년 의원이 37표를 얻었다. 노웅래 의원은 김 의원과 3표차로 3위를 기록해 고배의 잔을 마셨다.
민주당 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어 상위 1,2위인 이인영 후보와 김태년 후보를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됐다.
이번 민주당 원내사령탑 선거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 간의 3파전으로 개표를 하기 전까지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하지 못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1차 투표 이후 결선 투표까지 이 원내대표가 초재선 의원들의 압도적인 표심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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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이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손을 들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