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이 모우라의 해트트릭으로 기적을 일궈냈다.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대망의 우승까지 바라보게 됐다.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는 9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전반 2골을 내줘 패색이 짙던 경기를 후반 루카스 모우라가 폭풍같은 해트트릭을 해내며 거둔 역전승이었다.

지난 1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토트넘은 종합 스코어 3-3을 만들었다. 그리고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전반 초반 측면을 파고들어 찬 볼이 골대를 강타하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의 슛이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폭넓게 뛰어다니며 팀 승리를 위해 애쓴 끝에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사실 전반까지만 해도 토트넘은 절망적인 상황에 빠졌다. 전반 5분 아약스의 코너킥 상황에서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5분에는 하킴 지예흐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추가골까지 넣어 아약스는 전반 2-0 리드를 잡았다.

토트넘이 결승행을 이루려면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3골 이상 넣어야 했다. 기적밖에는 바랄 게 없었는데 후반 기적이 일어났다.

골이 필요했던 토트넘은 후반 들며 미드필더 빅토르 완야마를 빼고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를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요렌테가 전방에 서자 아약스 수비가 흐트러지는 효과가 있었다.

토트넘의 반격은 후반 9분 시작됐다. 빠른 역습 과정에서 델레 알리가 중앙 돌파를 해 들어가다 수비수를 제친 볼이 모우라 쪽으로 향했다. 모우라가 지체없이 슛해 첫 골을 넣었다. 

4분 뒤인 후반 13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된 볼이 동점골로 연결됐다. 손흥민이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의 키어런 트리피어에게 패스를 내주자 트리피어가 문전으로 찔러넣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모우라는 볼에 대한 놀라운 집착력을 보여주며 밀집된 아약스 수비 사이를 뚫고 또 다시 골을 터뜨렸다.

2-2 동점이 되자 토트넘의 기세는 드높아졌고, 아약스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제 토트넘이 한 골만 더 넣으면 역전극이 펼쳐지는 상황이 됐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후반 막판으로 향하자 지나 에리크 라멜라, 벤 데이비스 등을 잇따라 투입하며 총력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아약스의 역습에 의한 슛이 골대를 맞는 가슴 철렁한 장면도 있었고, 얀 페르통언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아약스는 수비를 두텁게 쌓으며 지키기에 들어갔고,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다. 5분도 거의 끝나가 아약스의 결승행이 확정되는가 했던 순간, 모우라가 기적을 완성하는 '결승행 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알리와 모우라의 합작품이었다. 중앙에서 알리가 찔러준 패스를 모우라가 아약스 수비 두 명에 갇힌 상황에서도 타이밍 빠르게 슛한 볼이 그대로 아약스 골문 안으로 향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환호했고, 아약스 홈팬들은 믿을 수 없는 역전패에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버풀과 결승 단판 승부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리버풀도 전날 바르셀로나와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기적의 역전 결승행에 성공한 바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 간 맞대결이 성사된 결승전은 오는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새 홈구장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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