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최근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 "경제에 도움되는 것이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KBS방송의 '문재인 정부 2년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으셨나"는 질문에 "삼성을 방문한 것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현장에 방문한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두가지 비판이 있겠다고 예상했다"며 "재벌성장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 재판 앞두고 그러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보는 사고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재벌을 만나면 친재벌이 되고 노동자를 만나면 친노동이 되는 겁니까"라며 "그날 방문을 앞두고 오전 국무회의에서는 재벌이 배임횡령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임원 자격을 갖추지 못하도록 하는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그건 그렇다면 반재벌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그리고 재판을 앞두고 봐주기 아니냐 하는 것은 우리 사법권 독립성을 훼손하는 말들"이라며 "재판은 재판,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특집대담 진행자인 KBS 송현정 기자가 "우리가 사법권이 어떻게 훼손되었는지 과거에 봐왔기 때문에 그런 시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다 봐주게요"라고 물으며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오히려 더 엄중하게 재판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 9일 생방송으로 중계된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듣는다' 특집대담에서 KBS 송현정 기자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답변하고 있다./청와대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특집대담에서 우리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3% 쇼크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걱정되는 대목"이라며 "다행스럽게도 분기 마지막 달인 3월에는 수출 및 투자부진이 서서히 좋아지는 추세"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경제낙관론을 펴자 송 기자는 "경제가 심리어서 그런지 몰라도 '괜찮다'고 말씀한다 하더라도 실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는 와닿지 않는다. 우리는 나쁜데 대통령은 왜 좋다고 할까. 이런 인식의 괴리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가 분명히 인정해야 할 것은 거시적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세계 7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하게 되었고 G20이나 OECD국가 중에서 우리는 상당한 고성장"이라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OECD국가 중 경제성장률이)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높았고 그런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거시적인 것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아직도 양극화가 심각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