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KB증권이 3전 4기 끝에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나머지 대형 증권사들의 인가 시기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가 6600억원 규모의 출자를 받아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지난 8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 2016년 말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뒤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지 약 1년 10개월 만의 낭보였다. 오는 15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의 최종 의결이 남았으나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사진=연합뉴스


계획대로라면 KB증권은 올해 말까지 약 1조 8000억원 정도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확보된 자금은 기업금융과 벤처투자 등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어음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는 조달 자금의 절반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제 업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4호 발행어음사업자’로 옮겨가고 있다. 5대 대형 증권사 중 3개사(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2개사가 추가 인가를 언제 받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많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심사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그룹 총수이자 삼성증권의 실소유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일정이 남아있다는 점, 작년 4월 초래된 이른바 ‘유령주식’ 사태로 2021년 1월 말까지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이 문제로 손꼽힌다.

오히려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아닌 신한금융투자가 차기 발행어음 사업자로 각광을 받는 모양새다. 신한금투 자체가 대형사는 아니지만 신한금융지주라는 든든한 모회사를 뒤에 두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실제로도 현재 자기자본 3조 3300억원 수준인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중으로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초대형IB로 도약하면 그 다음 수순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신청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KB증권에 대한 인가를 보면 금융당국에서도 단기금융 사업자를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나머지 대형사들에는 결격사유가 존재하는 만큼 신한금투 같은 새로운 얼굴이 다음 인가를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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