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께 보답코자 전달한 김부각 반응 좋아 사업 시작
내년엔 정부 지원받아 자동 생산공장 크게 설립
임선준 사장 "모든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 임선준 임가네 사장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요즘 한국사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도 '먹는 것'에 대한 표현이 풍부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먹부림', '먹킷리스트' 등 각종 신조어가 퍼지는가 하면 '먹방'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들도 넘쳐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먹기라도 하면 해당 아이템은 대박을 친다. 가히 대한민국 전체를 '천하제일먹기대회'라고 칭할 법도 하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이 이와 같은 문화를 만들어냈고, 스타트업을 생겨나게 하기도 했다.

흔히 '스타트업'이라 하면 공대를 졸업해 ICT 기술로 창업한 신생 회사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고정 관념을 깨고 밥상 위의 스타트업을 추진하는 청년 사업가가 있다. 전통 음식으로 성공한 임선준 임가네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임 사장을 미디어펜이 만나 경영철학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임가네 김부각/사진=임선준 임가네 사장


◇Q1. 김부각으로 시작한 임가네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연어장·새우장·게장까지 출시하면서 줄줄이 대박을 쳤을 것 같다. 과거에도 이 같은 사업체 운영 경험이 있는지, 또한 임가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1.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요리사라고 생각한다.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은 나를 요리사로 보진 않지만, 내 나름대로의 스타일로 요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방에서 요리하지 않는다고 요리사가 아닌 건 아니다.

임가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실 이와는 상관 없이 내 나름대로 공부한 결과물을 만들어 은사님들께 보답하고자 드린 김부각이 반응이 좋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별 다른 생각 없이 시작했다. 당시에는 고졸 유학준비생에 지나지 않았다.

임가네를 운영하다보니 타 경쟁사들의 사업 모델도 보게 됐는데, 그 차이는 특별한 게 아니라 SNS 홍보 채널이 있다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채널 사업에도 뛰어들었는데, 전문 크리에이터도 필요하단 걸 알고 그 쪽의 인사이트를 받아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 임가네 연어장/사진=임선준 임가네 사장


◇Q2. 위 상품들 특징이 짭짭한 맛을 갖고 있다는 건데, 하고 많은 음식 상품들 중에 장류와 김부각 등 전통 음식을 기획한 취지와 의도는 무엇인가?

A2. 사실 양식에 더 소질이 있는데, 흥미와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아쉽게도 나에겐 재미와 흥미가 우선이라 사서 고생 중이다.(웃음)

순전히 재미로 시작한 한식을 식당에서만이 아닌 전 세계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보려 식품화를 고민하고 시장을 봤더니 의외로 너무나도 많은 한식 메뉴가 식품으로써 세계에 발자취를 남긴 걸 확인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유통기한과 다양한 변수들이었는데, 이에 융통성 있는 대응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시중에 내놓은 게 현재 판매중인 식품이다.

(기자가) '짭짭한 맛'을 언급하셨는데 지금의 염도는 낮은 편이다. 염도를 더 높여 진짜 '장'답게 유통기한을 더 늘리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호불호가 너무 많이 갈리더라. 손이 조금 더 가고 신경도 더 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믿고 구매해주심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유통이 어렵긴 하지만 재고 없이 당일 생산 상품으로 유지해 운영하고 있다.

◇Q3. 노량진이나 인터넷에 보면 기존 사업자들이 버티고 있는데, 임가네가 돌풍을 일으키며 급부상할 수 있던 이유와 그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3. 임가네를 키워낼 수 있었던 키워드는 전적으로 '신뢰'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하는 만큼이나 우리 회사도 소비자들을 믿고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었고, 이를 서로가 알아줬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임가네 새우장/사진=임선준 임가네 사장


◇Q4 .매출 부분에 대해 여쭙고 싶은데, 임가네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출은 얼마나 되고, 어느 순간 가장 많이 뛰었는지 알고싶다. 또한 영업이익은 얼마나 되나?

A4. 임가네를 원래 스무살때 시작했다가 스물 세살때 교육 사업에 집중하고자 잠시 접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재창업을 한지 현재 1년 반 가량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큰 매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엔 설비 투자를 하느라 2월까지는 장사를 쉬어 상반기 매출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하반기엔 매출이 50배 가량 늘었다. 보통 온라인 월매출은 6000만~9000만원, 일매출이 200만~900만원이 나온다. 월 9000만원은 공장을 풀로 돌렸을 때 나오는 한계매출이고, 일 900만원의 경우 신제품 효과로 1주일 가량 지속됐다. 공정을 최소화한 덕분에 영업 이익은 매출대비 25~30% 수준이다.

매상이 가장 많이 뛰었을 때가 지난해 7월 말, '나혼자산다'에 출연하는 마마무 화사가 김부각을 섭취했을 때였다. 당시 하루에 1억원씩 매상이 생겼는데, 겁에 질려 판매를 중단했다. 김부각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주문이 폭주하면 공장에 과부하가 걸려 소비자 니즈에 맞게 제대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Q5. 임가네와 같은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5. 상품성 없는 스타트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 상품만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게 됐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마케팅에서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임가네도 그렇지만 모든 사업에 있어 마케팅 비용이 최소한도에 수렴할 수 있도록 미리 판을 짜는 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실 아직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임가네가 순항을 하고 있는데 있어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부분은 마케팅 예산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을 내 채널(페이스북)이나 인플루언서에 맡기다 보니 마케팅 비용도 덜 들었다. 비근한 예로 페이스북의 '김윾머'가 유명 페이지인 '유머저장소'를 통해 '연어장' 홍보를 대행해줬을 땐 3~4일 간 일 매출이 2000만원 가량 지속됐고, 그 이후에도 (일 매출이) 꾸준히 300만~400만원 정도 나왔다.

대신 제조 원물에 대해서는 무식하리만큼 타협이 없을 만큼이나 고비용을 지불한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장사꾼으로써는 최악이라고 여기지만, 거듭 말씀드리는대로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면 그럴 용의가 충분하다.

◇Q6. 모든 사업에 있어서 'SWOT'이 있기 마련인데, 임가네의 취약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6. B2B 아닌 B2C 사업체다 보니 개인 고객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게 걱정 포인트다. 고객반응이 좋지 않으면 언제나 무너지더라는 과거 경험이 있다. 고객 하나 하나의 리뷰의 타격이 굉장히 크다. 외부 조작이 있을 경우 굉장히 취약하다.

일전에 악성 후기를 남기거나 같은 후기가 복사·붙여넣기로 20개 가량 달렸던 적이 있는데, 그게 리뷰 랭킹순위에 반영됐던 적도 있었다. 전후사정을 다 풀어보니 먹지도 않았고, 구매는 했는데, 여러개 샀는데 혼동했다며 악성 후기를 남겨놨던 것인데, 매출 감소로 이어졌던 적이 있다.

   
▲ 임가네 양념순살게장/사진=임선준 임가네 사장


◇Q7. 임가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나 세워둔 계획, 사장님의 포부를 보여달라.

A7. 임가네는 내년도엔 정부 지원을 받아 공장을 확장하고 자동 생산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또한 지금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와 소통해 만드는 음식들을 론칭해낼 예정이다. 무엇을 바꾸고, 또한 만들어야할지 '전통음식'이라는 고전적 인식을 깨고 이렇게나 맛있는 한국의 음식들이 있다는걸 세간에 널리 알리고 싶고, 추후에는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구상단계에만 머물러 있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은 '식품재단'과 같은 것으로, '보육원'과 같은 생활형 아카데미를 설립해 7~19세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가르치고자 한다. 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함이 교육의 취지다. 하루 30분씩 일을 배우도록 해 최대 12년이면 5000만원을 보육원 졸업 시 수중에 쥐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모들의 지원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 돈으로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하거나 개인 사업의 밑천을 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Q8. 마지막으로 비슷한 사업체를 만든다는 사업가가 있다면 제언 부탁드린다.

A8. 특별한 음식이라고 느끼는 건 만드는 사람의 몫이 아니다. 소비자가 느끼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며, 자신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모든 변수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틀리면 고치고 하다보면, 또한 버텨내다보면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지니 힘내십시오!"

■ 임선준 임가네 사장

1995년 인천 출생
2014년 인천 동산고등학교 졸업
2017년 11월 임가네 창업
2019년 4월 인천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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