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 2년차 신예 투수 이승헌(21)이 1군 데뷔전을 치른다. 그것도 책임이 무거운 깜짝 선발 등판이다.

롯데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원정 3연전 첫 경기 선발 투수로 이승헌을 예고했다. 1군 출전 경험이 전무한 이승헌의 데뷔 등판이다.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에게 1군 데뷔와 선발 등판 기회를 주는 것 자체는 있을 수 있으며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롯데 팀 사정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롯데는 개막 후 두 달이 다 돼가는 현 시점에서도 선발 마운드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두 외국인 투수 레일리, 톰슨과 김원중, 장시환을 주축으로 로테이션을 꾸려왔다. 5선발 자리에는 5차례 선발로 나선 박시영 외에는 김건국, 송승준, 윤성빈, 최하늘이 땜방 식으로 한 번씩 선발을 맡았다.

제대로 제 몫을 해준 5선발이 없었다. 박시영은 최근 무너진 불펜을 안정시키기 위해 중간계투로 투입되고 있으며, 윤성빈은 구위가 좋지 않아 일본으로 단기 연수를 떠났다. 역시 프로 2년차인 최하늘이 이승헌과 마찬가지로 앞서 지난 18일 키움전에 깜짝 선발 카드로 나섰으나 1이닝 5실점하는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다시 엔트리에서 빠졌다. 게다가 들쑥날쑥 기복 있는 피칭을 해오던 장시환마저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처럼 '총체적 난국'에 빠진 롯데 선발진에 다시 젊은피 이승헌을 긴급 수혈하는 셈이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창원 용마고 출신 이승헌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우완 기대주다. 차세대 선발감으로 꼽히며 퓨처스(2군) 무대에서 선발 수업을 쌓아왔다.

그렇지만 이승헌이 퓨처스 경기를 통해 확실한 선발 요원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올 시즌 9차례 2군 경기에 등판한 이승헌은 승리 없이 4패만 안았고 평균자책점은 6.61을 기록했다. 1군 선발 데뷔를 하기에는 부족한 커리어가 분명하다.

롯데의 현재 상황도 매우 좋지 않다. 지난 주말 키움과 3연전을 싹쓸이패하는 등 최근 4연패로 고전하고 있다. 순위는 9위로 떨어졌고 최하위 KIA와 1.5게임 차다. 이번 KIA와 3연전에서도 밀리면 꼴찌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1군 데뷔 등판하는 이승헌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짐이 주어졌다. 다만, 이승헌이 최근 2군 경기 두 차례 등판에서 호투(상무전 4⅓이닝 무실점, kt전 5⅓이닝 2실점)하며 상승세를 탄 것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인한 초반 대량실점과 조기 강판,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타선의 침체. 롯데가 연패 기간 보여온 안좋은 패턴이다. 즉, 이승헌이 부담감을 떨치고 초반을 잘 버텨줘야 롯데에 그나마 승산이 있다.

롯데의 이승헌 깜짝 카드는 성공할까. 이승헌의 선발 맞상대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인 KIA 외국인 투수 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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