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대도서관·김윤경이 게임의 순기능과 부작용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21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노성원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 대도서관 엉클대도 대표이사, 김윤경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시민연대 정책국장이 게임 중독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 사진=MBC '100분 토론' 방송 캡처


이번 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결정한다. 게임 중독은 '게임 이용 장애'라는 정식 질병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이미 보건복지부는 "WHO가 확정하면 받아들이겠다"며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의학계도 "게임 중독은 마약처럼 위험하다"며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인정되면 진단법과 치료법이 생길 예정이다.

반면 게임업계는 "과학적 근거 부족", "과잉 진료"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른 정신 질환이나 주변 환경적 요인으로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책임을 게임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WHO에 질병 등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게임이 질병이 되면 각종 세금과 규제가 생겨 게임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100분 토론'에서 대도서관은 "전 많은 분들이 게임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면서 "게임을 거의 안 해보셨거나, 하셨더라도 굉장히 단순한 게임을 해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 제일 인기가 많은 게임을 보면 전략, 전술적인 판단을 근거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의 경우에도 게임에 중독됐다고 보기 어렵다. 아이들은 게임을 잘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고 게임을 공부처럼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걸 중독으로만 본다"며 게임의 주 소비층인 청소년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또한 대도서관은 "제가 강연을 나가면 부모님들께 꼭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꼽는 것이 있다. '9시니까 게임 그만해' 이건 아니라는 거다. 아이는 사회적인 관계망 속 팀원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전술을 펼친다. 여기서 갑자기 아이를 빼내면 그 아이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도드라져서 완전히 찍히고 만다"며 게임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하지만 김윤경은 "제가 나름대로 게임에 대해 공부를 해봤는데, 연속성이 특징이다.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옛날에 했던 '갤러그', '너구리 잡기' 같은 게임은 언젠가는 끝난다. 요즘 게임은 연속성이 너무 강해서 중독성을 일으킨다"며 게임의 중독성을 경고했다.

이어 "또 강등 제도라는 게 있다. 아이가 게임을 하다가도 쉬고 싶은데, 그러면 레벨이 떨어지는 거다. 아이가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안하겠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도서관이 "그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 레벨이 떨어지는 게임은 없다"고 지적하자 그는 "제 말 끝까지 들어달라"고 말을 막았다.

김윤경은 "또 아이들이 레벨업을 하려면 아이템을 구해야 하는데, 이게 아이들 말로는 '노가다'다. 단순하게 클릭만 하는 거다. 이런 게임에서는 뇌가 다양한 면에서 자극받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이 사회적인 기능을 한다는 대도서관의 설명에 대해서는 "아이들은 얼굴을 맞대며 트러블을 경험하고, 이를 고치면서 사회성을 기르는 거다. 캐릭터를 죽이고 싸우는 가상의 공간에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성이 길러진다는 건 비약이다"라고 반박했다.


   
▲ 사진=MBC '100분 토론' 방송 캡처


이날 김윤경은 "인터넷, 일, 쇼핑 중독 폐해의 범위는 자신이다. 그런데 게임 중독은 타인에게 폐해가 간다. 중독 때문에 이렇게 강력한 사건들이 벌어진 적이 있었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대도서관이 "쇼핑 중독으로 인해, 그 돈을 구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 않나"고 반문하자 그는 "그렇게 따지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라며 "그 얘기 끝났다"고 말을 황급히 마무리했다.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한편 '100분 토론'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대담하고 젊은 토론을 지향하는 토론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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