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하위권 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헤매던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가 나란히 연승 바람을 타고 조금씩 중상위권과 격차를 좁혀하고 있다. 연패의 수렁에 더욱 깊이 빠진 롯데만 예외다.

KIA는 23일 롯데와 광주 홈경기에서 3-1로 이겼다. 터너의 6이닝 1실점 호투, 최형우의 홈런 두 방이 어우러지며 거둔 승리였다. 이로써 KIA는 이번 롯데와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 23일 롯데전 승리로 시즌 첫 스윕과 4연승을 달린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가 3연전 스윕을 한 것도, 4연승을 거둔 것도 이번 시즌 처음이다. 그 결과는 달콤했다. 지난주까지 10위였던 KIA는 롯데를 끌어내리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삼성과 kt는 이날 나란히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한화와 대구 홈경기에서 1-1로 맞서던 9회말 구자욱이 끝내기 홈런을 날려 2-1로 이겼다. 삼성은 한화와 3연전을 스윕하며 3연승을 달렸다.

kt는 두산과 수원 홈경기에서 막판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펼쳤다. 0-2로 뒤지던 9회말 황재균의 동점 2타점 2루타가 터져 연장으로 승부를 이어갔고, 10회말에는 송민섭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 3-2로 극적인 뒤집기 승리에 성공했다. kt는 창단 후 처음 두산 상대 스윕의 기쁨을 누리며 4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kt와 삼성은 승차 없는 7, 8위에 랭크돼 있다.

연승 바람을 타기 전만 해도 암울했던 처지의 세 팀이었다. 중위권과 격차가 갈수로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 번 바람을 타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KIA는 일단 김기태 감독 사퇴의 영향을 본 듯하다. 김 감독 사퇴로 박흥식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면서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선수들의 분발이 더해지며 6경기서 5승1패의 호성적을 냈다.

   
▲ 23일 한화전에서 구자욱이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5월 들어 불펜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지키는 야구로 힘을 내고 있다. 특히 하위권 팀들이 치고 올라가는 길목을 막고 있던 6위 한화에 3연승을 거둔 것은 삼성은 물론 kt, KIA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제 삼성·kt와 한화의 승차는 1게임밖에 안된다.

kt는 시행착오를 겪던 이강철 신임 감독의 지휘력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 모양새다. 최근 10경기서 kt는 8승 2패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만년 하위권 팀 이미지를 떨쳐내고 선두권 두산도 3연승으로 혼내주는 강한 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 세 팀은 아직은 갈 길이 멀다. kt와 삼성은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현재 LG)와 승차가 5게임, KIA는 8게임이나 된다. 앞으로도 부지런히 승수를 쌓아나가야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그래도 의미있는 연승 바람이다. 5강 5약 판세가 뚜렷해지면서 하위권 팀들이 목표 상실로 의욕이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 흥행 찬바람도 예상되던 터다. KIA 삼성 kt는 연승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줬다. 세 팀에게 늦긴 했으나 봄이 찾아온 것 같아 앞으로가 기대된다.

한편, 롯데는 암울한 상황에 처했다. 키움과 KIA에 연이어 스윕패를 당하며 7연패 수렁에 빠졌다. 꼴찌 순위도 그렇지만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무너진 마운드, 폭발력을 상실한 타선은 한숨 소리만 키운다. 양상문 감독은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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