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 환경 부정 영향 축소·친환경 사업 모델 개발 추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공정 효율화 및 연료 전환 등을 통해 환경 영역 사회적가치(SV) 부정효과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긍정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부정효과는 -1조4000억원에 달했으며, 2043년 정도에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2년간 에너지·화학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 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미국산 셰일가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기차를 비롯한 e-모빌리티 등 세 가지를 꼽았으며, 특히 셰일가스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증대되면서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DT와 e-모빌리티도 예상보다 임팩트가 커지고 있으며, 환경 이슈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면서 "친환경은 고객의 니즈 충족을 넘어 에너지 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25년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3위 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로, NCM 9½½을 조기에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체 업체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현재 430GWh 수준인 수주잔고를 2025년 700GWh로 늘리고, 생산규모도 5GWh에서 100GWh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특히 "전기차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배터리 관련 전방위 밸류체인을 아우를 수 있도록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해 '5R(리페어, 렌탈, 리차지, 리유스, 리사이클)'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라고 설파했다.

김 사장은 "배터리 사업 확장의 다른 축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 본격 진출을 위해 산업용·주거용 등 세분화된 시장 특성에 맞춘 배터리를 개발, 안전하고 효율적인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전기차배터리 가격경쟁력이 내연기관과 경쟁할 수준이 될 수 있겠으나, 3~5년 내에는 보조금 없으면 힘들다"면서 "차량 시장이 결국 전기차 중심으로 가겠으나 빨라야 2030년에나 가능할 것같으며, 자율주행차가 확산되면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석유사업의 경우 동남아 지역에 자체 정유공장이 세워지고 중동 내 정제시설이 들어서는 등 수출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 내수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2020년 발효되는 IMO2020에 대비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도 신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주유소를 통한 공유 인프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향후에는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는 서비스가 주유소를 통해 유통될 수 있도록 다른 플랫폼을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은호 E&P 기획실장,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 윤예선 배터리사업 대표,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이 Q&A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사장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폐플라스틱 이슈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로부터 기술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와 협조해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윤활유·석유개발·소재사업 현황 및 성장전략 등을 발표했으며, LG화학과의 소송 진행상황 및 '구미형 일자리'에 대한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은 폴더블폰 이물질 관련 질문에 "FCW에서 기인한다기 보다는 설계적 측면이 더 크다"며 자사 제품 사용시 초기 발생한 결함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은 "러시아·카자흐스탄·카타르 등을 통한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한 콘덴세이트(초경질유) 수입 금지에 대비해왔다"고 답변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상반기 정제마진이 좋지 않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며 "연말에는 디젤을 중심으로 경질유 수요가 증가, 10~11월 이후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OPEC+의 감산 조치가 2년간 이어졌으며, 공식 판매 가격인 OSP가 많이 올라온 것이 정제마진 감소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6월 OPEC+ 회동 이후의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주요국들이 글로벌 경기 우려를 해소할 만한 현명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 윤예선 배터리 사업 대표, 이은호 E&P 기획실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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