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혹은 더불어민주당의 '실세'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비공개 만찬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만남에 당내.외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서 국정원장과 양 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정식집에서 4시간 이상 독대했다"며 두 사람이 식당에서 나와 인사를 나누는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양 원장과 서 원장은 민주당 핵심 실세들 모임(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조윤제 주미대사·민주당 박광온 의원·신현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의 모임)인 '재수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부터 참모 역할을 하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
|
|
▲ 지난 21일 비공개 만찬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
당 내부는 양 원장의 이같은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양정철·이근형·탁현민"이 '친문 삼각편대'로 불리며 사실상 공천권 실세를 쥐는 것에 대해 의견들이 분분한 상태에서, 양 원장이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 수장과 일정을 노출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 이해 안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상황과 위치를 고려해 둘의 직업 특성상 사적인 모임을 갖는다 하더라도 충분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남이었기 때문에, 내용은 둘째치고 그 과정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당장 야권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직 국정원장과 집권여당 싱크탱크 책임자의 만남에 '부적절한 의도가 숨은 것 아니냐'며, 국회 정보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개입' 가능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둘의 만남이) 만약 총선과 관련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 원장은 양 원장을 왜 만났고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민감하고 부적절한 논란을 빚은 것을 사과하라"고 피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과거 국정원의 총선 개입이 떠오르는 그림이다"며 "즉시 국회 정보위를 개최해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국정원장은 애초 오해를 사지 않는 신중한 행동을 보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 원장은 지난 27일 2차례에 걸친 입장문을 내고 "그날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한 사적인 모임"이라며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양 원장은 언론에서 보도한 거액의 식사비와 관련해 "식사비 15만 원은 현금으로 내가 냈다. 남들 눈을 피해 (국정원장과) 비밀회동을 하려고 했으면 강남의 식당에서 모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