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부진 지속 전망 우세…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악재까지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라는 악재가 등장하면서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 기상도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디램 시장은 1분기에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2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디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1분기 에 D램 매출은 163억3200만달러(약 19조5000억원)로 전분기(228억8500만달러)대비 28.6%가 줄었다

   
▲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2분기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고서는 2분기에 주요 모듈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급락하는 등 D램 가격이 평균 25%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분간 시장이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역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1분기 글로벌 시장의 낸드 매출을 107억9000만달러(약 12조8000억원)로 집계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해 23.8%나 줄어든 수치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스마트폰 등 제품 수요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재고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낸드플래시 가격은 멈추지 않고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먹거리인 D램과 낸드가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도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보리 반도체 수요 부진 △5G 모멘텀 지연 △화웨이 리스크 확대 등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 마이크론이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면서 한국에 대한 의존도거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화웨이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큰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여기에 미국의 화웨이 제재 동참 요구가 나오는 등 반도체의 중국 매출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내려잡고 있다. 반도체 불확실성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개월전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7조9783억원이었으나 30일 현재 28조41273억원으로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컨센서스는 10조4654억원에서 4조9105억원이 됐다.

반도체 시장 회복 시점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후 제조사들과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에서는 내년에도 반도체 제조사들의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 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판매가격은 연말까지 지속 하락할 전망”이라며 “과감한 재고 처분이 발생하지 않으면 메모리 공급 과잉은 지속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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