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소비자의 행동적 변인에 따른 시장 세분화
마케팅 전술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한 소비자 집단 세분화 작업 필요
편집국 기자
2019-06-10 10:06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시장 세분화의 행동적 기준은 문화예술 소비자들이 문화예술작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데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행동적 변수에 따라 결정된다. 추구하는 혜택, 이용률, 소비자의 상태, 충성도의 상태, 기관이나 단체의 준비 상태, 참여 상황 같은 6가지 행동적 변인에 따라 문화예술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다.


같은 문화예술작품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혜택은 다를 수 있는데, '추구하는 혜택(benefit)'에 따라서 시장을 나눌 수 있다. 문화예술공연이나 전시에서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혜택에는 기능적 혜택과 심리적 혜택이 있다. 기능적 혜택이란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측면이다. 심리적 혜택은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해서 얻는 감동과 만족감 같은 심리적 측면이다.


소비자들은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명성이나 문화예술작품은 물론 기획자를 따지기도 한다. 문화예술작품의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경제적 가치보다 문화적 가치에서 보람이나 혜택을 느낀다. 반면에 문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소비자도 있고,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서비스에서 혜택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문화예술작품의 품질보다 공연 전후의 식사나 쇼핑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밖에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얼마나 교육적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보는 소비자도 있다.


예를 들어, 전북 익산시에 있는 솜리예술회관에서는 이전 방문객의 자료를 바탕으로 방문 목적(추구하는 혜택)에 따라 시장을 나눴다. 방문 목적에 따라, 문화예술 선호 관람객, 교육 목적 관람객, 여가 선용 관람객으로 세분화되었다. 관람객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고 5회 이상의 재방문자도 많았다.


방문 목적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자녀 교육, 여가 선용이라는 세 가지로 나타났다. 추구하는 혜택에 따라 관람객을 세분화시켜 시설을 리모델링할 때나 프로그램을 새로 구성할 때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은 것이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예술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혜택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면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문화예술작품의 공연이나 전시에 얼마나 참여한 경험이 있는가 하는 '이용률(Usage rate)'에 따라서도 시장 세분화를 할 수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도'에 따라 문화예술의 소비에 참여한 경험이 많은 집단, 참여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집단, 참여 경험이 적은 집단 같은 세 집단으로도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참여 경험이 많은 20%가 전체 예술 소비의 80%를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작품의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소비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무관심한 소비자, 잠재적 소비자, 최초 소비자, 정기적인 소비자로 구분할 수도 있다.


어떤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작품의 미학적 지식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소비자도 있다. 미학적 지식이 상당한 소비자에게는 문화예술작품이 얼마나 훌륭한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이들에게는 공연장의 위치, 공연 시간,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에 문화예술작품에 대한 미학적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에게는 먼저 문화예술작품의 우수성에 대해 안내하고, 해당 작품의 가치와 의의를 설명해줘야 한다.


   
뉴욕시티오페라단의 <줄리오 체사레> 공연 장면 (1967).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예를 들어, 뉴욕시티오페라단은 '문화예술에 대한 이용률'에 따라 목표 소비자를 비슷한 유형으로 나눠 소비자 집단의 특성에 알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 오페라단의 문화예술 이용률에 따른 소비자 세분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즉,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 오페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애호가, 문화적 호기심이 풍부해 여러 영역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문화예술 소비자를 세 집단으로 세분화했다.


오페라 작품도 세 가지로 세분화해 구성했다. 오페라의 기본 레퍼토리, 새로운 오페라 레퍼토리, 연극 래퍼토리와 결합된 오페라가 그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헨델의 3막 오페라 <줄리오 체사레(Giulio Cesare in Egitto, HWV 17)>(1724)를 공연했다. 이밖에도 뉴욕시티오페라단은 경쟁 관계인 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했다.


뉴욕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은 전통적인 오페라 레퍼토리를 공연하고 저명한 성악가를 써서 스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시티오페라단은 전통 오페라보다 인기를 얻을만한 새로운 오페라 작품을 선정해 공연했다. 그리고 촉망받는 젊은 성악가나 오페라 배우와 닮은 성악가를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장 세분화의 6가지 행동적 변인. /자료=김병희 교수 제공


소비자들이 문화예술작품의 공연이나 전시에 대한 관심이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문화예술 '소비자의 상태(User status)'에 따라서도 시장 세분화를 할 수 있다. 문화예술작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기대 수준이 높거나 낮을 수 있다. 기대 수준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어떤 문화예술작품을 감상하려고 표를 사는 소비자는 없다.


따라서 시장 세분화를 할 때는 문화예술 소비자의 높은 기대 수준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작품의 속성이나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수준과 욕구를 얼마나 충족시킬 것인지 분석한 다음 시장 세분화를 시도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화예술작품이나 문화예술기관을 얼마나 신뢰하는가 하는 문화예술작품이나 기관에 대한 '충성도의 상태(Loyalty status)'에 따라 시장 세분화를 할 수도 있다. 문화예술작품에 대한 충성도란 어떤 문화예술작품의 공연이나 전시를 계속해서 관람하려는 태도이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충성도는 소비자들이 특정 문화예술기관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작품에 대한 애착이나 충성도에 따라 문화예술 소비자를 세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 충성도가 높은 집단, 대체로 충성하는 집단, 수시로 취향이 바뀌는 충성도가 낮은 집단이 그것이다. 어떤 소비자들은 특정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하지만 어떤 소비자들은 두셋 이상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따라서 새로운 문화예술작품을 소개하는 경우라면 기존의 작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소비자 집단에게 마케팅 활동을 집중하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에서 작품의 공연이나 전시를 얼마나 잘 준비했는가 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준비 상태(Buyer readiness)'에 따라서도 시장 세분화를 할 수 있다. 준비 상태(readiness)란 어떤 공연이나 전시에 대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이다.


예를 들어,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공연이나 전시를 한다는 정보를 아직 모르고 있는 미인지 단계, 정보를 알고 있는 인지 단계,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정보 보유 단계, 구체적으로 참여하려고 고려하는 관심 보유 단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는 참여의향 보유 단계, 실제로 참여하겠다는 참여 희망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처럼 기관이나 단체의 준비 상태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해 각 단계에 알맞게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작품의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할 의향이 있거나 실제로 참여하는 '참여 상황(Occasion)'에 따라서도 시장을 나눌 수 있다. 공연이나 전시회의 기간을 고려해 참여 상황에 따라 세분화하는 것이다. 평상시에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과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같은 특정 시기에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소비자 집단은 참여 상황 자체가 다르다. 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추석 같은 특정 시기를 고려해 상황에 따라 시장을 나누면 상당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작품의 공연이나 전시에 관한 마케팅 전술에 소비자들이 얼마나 민감해하는가 하는 ‘마케팅 전술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서도 시장을 나눌 수 있다. 마케팅 전술에 둔감한 소비자가 있는 반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술에 반응하면서 선택하려던 어떤 공연 관람을 다른 공연으로 쉽게 바꿔버리는 사람도 있다.


쿠폰, 서비스 품질, 광고, 구전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소비자도 있다. 작품성에 민감한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마케팅 전술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것인지를 예측해 소비자 집단을 세분화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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