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 9명 중 4명 공석…김호철 위원 결격사유 논란
사회복지학과 교수·민변 소속 변호사 등으로 구성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인원 부족으로 회의를 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안위는 9명의 위원 중 네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해말 자유한국당이 국회의결을 거쳐 이병령 박사와 이경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등 2명을 추천했으나, 청와대와 원안위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원전사업본부장을 지냈던 이 박사는 1990년대 초 한국형 원전 개발에 일조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형 원자로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 교수의 경우 액체금속학에 조예가 깊어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의 안전 점검의 적임자로 꼽힌다.

반면 지금 원안위에는 원자력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는 상황이다. 사회복지학과 출신의 엄재식 위원장을 필두로 화학공학·지질환경학과·예방의학과 교수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 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4호기 노조원들이 새울본부 인근에 설치한 현수막/사진=원자력정책연대


이로 인해 원안위 회의에서 일부 위원이 주조와 단조 등 발전소에 대한 기초지식도 갖추지 못해 관련 질문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김호철 위원이 결격사유에 해당돼 당연퇴직 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위원은 지난 4월30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최한 '대전원자력안전을 위한 열린 토론회'에 발표자로 참석, 50만원의 금품을 지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원안위 설치법 제10조 제1항 5호에는 '최근 3년 이내 원자력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자단체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자력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자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하였거나 관여하고 있는 사람'을 결격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로부터의 독립성·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 '대전원자력안전을 위한 열린토론회' 발표수당 지급 내역/사진=최연혜 의원실


원안위는 이를 근거로 이 교수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회의비 명목으로 25만원을 받은 것이 결격사유라고 판단했다. 이 박사의 경우 원자로 수출 컨설팅 및 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AEHI아시아(2017년 4월 해산) 대표로 재직했던 경력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 역시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강정민 전 위원장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위탁받은 과제에 참여한 것이 드러나 자진사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이 물러난다면 원안위 회의 자체를 열지 못하게 될 공산이 크며,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위원 중 두 명이 결격사유로 인해 사퇴하게 된다"며 "회의를 열었음에도 한빛원전 1호기 사고에 대처하지 못했는데 향후에는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위원은 제13대 민변 회장으로,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취소와 관련해 대표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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