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찰·검찰·재판부도 눈치만…민노총 '폭력 면허' 누가 줬나
법정 최저형도 안되는 1심선고 내린 재판부…검찰 사건처리도 미진 논란
김규태 기자
2019-06-16 11:37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피고인들은 정당한 투쟁 목적을 갖고 있다는 명분 아래 뜻이 관철되지 않거나 의견이 다르면 서슴없이 폭력행위를 반복해 왔다. 피고인들은 김 상무가 교섭을 회피해서 면담을 요청하려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체포조를 운영하고 현상금 1000만원도 내걸어 그를 잡으려고 노조원들을 독려했다. 피해자가 피를 흘리며 상해를 입은 후에도 40여분간 가둔 채 조롱하거나 낮은 방도의 폭력을 이어갔고 범행 후에도 참고인 등에게 위해를 가할 듯한 행위를 반복했다."


"피해자는 5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중한 상해를 입었고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아직도 피고인들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녹음 등 수집된 증거들을 미뤄볼 때, 사전에 (피해자) 체포를 공모하고 범행 현장에서 서로 상해를 공모한 점도 인정된다. 경찰 출동 이유를 잘 알았음에도 다수 노조원들의 위세를 이용해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노조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11월22일 유성기업 노무담당 상무 김모씨를 집단폭행해 전치 5주 이상의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지회 소속노조원 조모(39)씨와 양모(46)씨 등 5명에 대한 1심 판결(6월10일 선고)의 여진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민노총 유성지회 노조원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섰지만 유성기업측은 1심 재판부의 선고형량이 매우 낮아 노조의 사내폭행 악순환을 막기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는 "법정 최저형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재판부가 민노총의 눈치를 봤다는 평가를 내렸다.


법관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15일 미디어펜과의 전화통화에서 "판결문에서 '엄정한 처벌은 불가피하다'면서 재판부는 2명 이상이 공동해 폭행·협박·감금 등의 죄를 범한 이번 경우에 대해 형법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는 조항을 따르기는 커녕 사실상 법정 최저형도 때리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그는 "민노총 노조원들이 당초 폭력으로 벌금과 집행유예 등 처벌받은 전과가 있고 중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한데 재판부가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2018년 11월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가운데) 등 전국 단위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연합뉴스


문제는 '민노총 눈치보기식' 1심판결을 선고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2단독(재판장 김애정) 재판부뿐만이 아니다.


이번 피고인 5명 외에 지난해 임원폭행 당시 40분 넘게 경찰과 소방관들의 진입을 막아 김 상무가 중상을 입는데 일조한 민주노총 노조원 18명에 대해 검찰 또한 눈치보기식 사건처리를 했다는 점이다.


사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검찰)은 경찰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입건된 18명에 대해 1명 불구속기소·8명 약식기소·9명 기소유예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현직검사는 검찰의 이러한 사건 처리에 대해 15일 미디어펜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찰 공권력을 대놓고 막아선 민노총 행태를 고치기 힘든 수준"이라며 "민노총의 불법폭력을 눈감는 문재인정부 기조에 일선 검사들이 영향받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판결문에서도 나와있듯이 민노총 유성지회는 회사 직원들에게 폭력과 갈등이 일상화된 근무환경을 초래했다"며 "노조원이든 그 누구든 폭력을 택하는 순간 엄격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각오해야 하는데, 재판부 판결과 검찰 사건처리만 놓고 보면 앞으로도 이들이 폭력을 택하고 방조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민노총은 지난해 10월 김천시장실을 이틀간 점거해 농성을 벌인데 이어 11월 대검찰청 내부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지난 3월13일에는 거제시장실에 난입했고 4월3일 민노총 500여명은 국회 진입을 시도해 철제담장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경찰을 다치게 했고 취재기자를 폭행했다.


이처럼 민노총의 수많은 무단점거·물리력 행사에 경찰이 법에 따라 엄정 대처를 하지 않은 사례는 비단 유성기업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다.


민노총에게 '엄정 대처'를 천명해도 말뿐이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검찰·경찰과 눈치보기식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 모습에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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