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과 중국 축구팬들이 최근 한국에 대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 무엇알까. 손흥민(27·토트넘)과 이강인(18·발렌시아)이 한국 선수라는 사실이다. 프리미어리그 톱클래스로 올라서며 월드스타가 된 손흥민에 이어 이강인이 U-20 월드컵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아직 한국 축구를 따라잡기에 갈 길이 먼 중국은 차치하고, 한국에 뒤질 것이 없다고 자부하는 일본도 손흥민과 이강인을 보유한 한국은 그저 부럽기만 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일본의 신예 구보 다케후사(18)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 소식이 전해졌다. 구보는 여러모로 이강인과 비교되는 선수여서 그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은 일본은 물론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구보는 2001년생, 18세로 이강인과 동갑내기다. 둘 다 천재성을 발휘해 10살 어린 나이에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간 것도 똑 같다. 이강인이 발렌시아에서 착실히 성장해 지난해 만 17세 나이에 프리메라리가 1군 무대에 데뷔한 것과 달리 구보는 일본으로 돌아와 FC 도쿄에 입단해 지난해 J리그에서 프로 데뷔했다. 

그런데 구보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며 이강인이 뛰고 있는 스페인 무대로 돌아갔으니, 일본 축구팬들이나 언론이 고무될 만했다. 구보와 이강인을 슬쩍 엮어 라이벌 구도로 만드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 사진=발렌시아, 도쿄FC 공식 SNS


일본 축구 전문매체 사커다이제스트웹은 16일 '발렌시아 이강인과 레알 마드리드 구보. 한-일 축구 보배 중 누가 대단한가'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실었다.  

이강인과 구보가 열 살 때 스페인으로 유학을 떠난 미래가 촉망되는 축구 천재 출신이라는 것, 둘 다 왼발잡이에 볼을 다루는 스킬이 뛰어난 점, 상대 수비에 에워싸여도 뚫고 나갈 수 있는 드리블 능력, 골이든 어시스트든 해낼 수 있는 결정력 등 둘의 공통점을 열거하며 찬사를 보냈다.

구보가 골 욕심이 많은 스트라이커형이며 이강인이 동료들을 잘 활용하는 찬스 메이커라는 점에서 둘의 플레이 차별점도 상세히 설명했다.

현재 위치에 대해서는 이강인의 우위를 인정했다. 이 매체는 독일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를 참조해 "이강인의 시장 가격은 750만 유로(약 100억원)다. 구보는 레알로 가기 전 금액이 50만 유로(약 7억원)였다. 레알에서 연봉 100만 유로(13억원)를 받는다 쳐도 이강인의 가치가 훨씬 높다"고 둘의 현저한 격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뛰어난지 결론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이 매체의 주장이었다. "향후 초점은 카스티야에서 활약할 구보가 언제 상위팀(레알 1군)으로 가느냐다. 이미 이강인이 라리가에 데뷔한 만큼 구보도 기회를 잡고 싶을 것이다. 두 선수 모두 라리가 경기에 출전한다면 비로소 실력 비교가 가능하다"면서 "어찌 됐든 이강인과 쿠보는 스페인에서 라이벌 관계가 될 것 같다"고 미래 가능성을 끌어들여 이강인과 구보를 라이벌 관계로 묶어보려 애썼다.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만 따지면 이강인과 구보를 라이벌로 표현하는 것은 억지스럽다. 일본 매체도 인정했듯 이강인은 이미 라리가에 정식 데뷔해 리그 3경기를 뛰었고, 유로파리그에서도 2경기 활약한 발렌시아 1군 멤버이다. 구보는 이제 레알 마드리드 2군팀 카스티야 소속이 됐다. 카스티야에서 뛰는 것도 대단하긴 하지만, 그 곳에서 경쟁을 뚫고 1군으로 올라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강인은 이번 U-20 월드컵에서 발군의 기량으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우승팀 우크라이나의 쟁쟁한 20세 선수들을 제치고 '골든볼'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FIFA로부터 인정 받았다.

구보가 레알 마드리드 1군 무대에 데뷔할 즈음에야 내걸 수 있는 이강인과 '라이벌' 관계를 미리 당겨 엮은 것을 보면, 확실히 일본이 이강인을 많이 부러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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