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8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의원은 18일 “더 이상 한국당의 역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나라도 태극기 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정통 지지층을 결집하고 보수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나섰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홍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처럼 밝히며 “처음에는 당의 주인은 우리라는 생각에 당내 투쟁을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수 정권을 창출해야 하는 우리 당면 과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도 해봤다. 우파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21대 총선은 물론 2022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외치고 또 외쳤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거대한 정치음모와 촛불 쿠데타 등으로 만들어진 거짓의 산으로, 날조된 정황이 기정사실이 되는 만큼 ‘탄핵 백서’를 제작해 탄핵 기록의 왜곡을 막자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에게도 이를 당부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할 수 없이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 “(탈당 선언 이후) 돌아온 것은 ‘박근혜 팔이’니 ‘보수 분열’이니 ‘공천받기 위한 꼼수’라느니 차마 옮기기 민망할 만큼 상스러운 욕설과 저주성 악담들이었다”며 “국회의원이 되려고 당시 그들이 박 전 대통령 앞에서 어떤 처신을 했는지 기억이 생생한데, 너무나 달라진 표정으로 세상 민심을 전하는 그들이 그저 놀라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태극기 신당 창당의 가치는 정통 우파의 선명한 정치결사체의 구심점이 돼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3년 동안 태극기를 흔들어 온 정통우파 지지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우리의 대의명분이자 직면한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고 했다. 지금은 비록 당을 떠나지만, 애국의 길, 보수 재건의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 확신한다”며 “개인의 정치적 영달이 아닌 역사에 떳떳한 성과로 남을 수 있도록 늘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와 가까운 분일수록 (탈당을 설득하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다”며 “정치적으로 다음 총선에서 다시 당선되고 여의도에 입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는 의원들에게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길을 가자고 하는 것이 선배로서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분들이 대한민국 정치 상황을 보고 제가 가는 길이 옳다면 동참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보수우파가 태극기 세력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나에 대한 의혹의 시선도 있지만, 가칭 ‘신공화당’이 제대로 하리라 생각하고, 그러면 과감히 보수우익의 미래를 위해 동참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탈당 결정을 박 전 대통령과 논의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지금 영어의 몸이 되셨기 때문에 부담이 될 것 같아 말하지 못하지만, 밖에서 많은 분들이 편지를 써서 저희가 하는 일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정치를 시작한 이래 중요한 정치적 문제를 상의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