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하이투자증권·현대차증권·메리츠종금증권·하나금투 등 증권사 4곳의 부동산금융에 대한 부문 검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또 올해 4분기에는 한국거래소에 대한 포괄적 검사를 실시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약 9년 만에 진행되는 포괄적 검사인만큼 업계도 긴장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에 대한 부문검사에 돌입했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21일까지는 하이투자증권·현대차증권에 대해, 오는 26일부터 내달 9일까지는 메리츠종금증권·하나금융투자에 대한 ‘부동산금융 부문검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 사진=미디어펜


이번 검사는 통상 감독당국이 시행하는 종합검사와는 검토의 범위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동시에 ‘리스크’의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는 부동산금융과 관련한 ‘적정성’에 한정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비롯한 부동산 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 예측되는 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보증 또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우발채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메리츠종금증권의 우발채무는 작년 말 대비 5741억원 증가한 7조 1471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하나금투도 같은 기간 5142억원이 늘어난 2조 5799억원의 우발채무를 쌓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 역시 증권사들의 우발채무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연이어 내고 있다.

물론 증권사들 역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이러한 지적에 대응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매주 자체 리스크관리위원회 차원의 회의를 통해 이를 점검하며 채무 위험성을 경감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PF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가 점증하는 만큼 감독당국으로서는 모른 척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증권사들 역시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만큼 이번 검사가 회사들의 영업방향에 지나친 영향을 주는 수준까지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 이외에도 한국거래소(KRX)에 대한 포괄검사안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검사가 진행된다면 이는 2010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검사 시기는 오는 4분기 전후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거래소에 대한 당국의 포괄검사에 대한 예측은 이번에 올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1분기에도 거래소에 대한 검사를 계획했지만 미뤄졌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부터 ‘공공기관’에서 해제됐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대상은 아니나, 실질적으로 정부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공직 유관단체인 만큼 금융위가 요청하면 금감원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 다른 고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거래소에 대한 검사 얘기가 나왔을 때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의견 차이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금융위가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준비 차원에서 거래소에 대한 검사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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