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길들이려고 '마키아벨리즘' 활용한 공정위
태광그룹에 과징금 21억8000만원 부과…정황 증거만 존재
나광호 기자
2019-06-19 18:31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김치와 와인을 '강매'했다며 시정명령과 21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놓고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7일 태광그룹 계열사 19개가 '티시스' 사업부인 '휘슬링락CC'의 김치를 고가에 구매하고, '메르벵'으로부터 와인을 사들였다는 이유로 이 전 회장, 김기유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 및 19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티시스와 메르벵은 태광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 상반기부터 2년 가량 95억5000만원을 들여 휘슬링락 김치 512톤을 구매했다. 공정위는 김 실장이 김치 종류와 무관하게 10kg당 19만원으로 단가를 결정하고, 계열사별 '쿼터'를 할당해 매입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룹 경영기획실이 2014년 8월 메르벵에서 구입한 와인을 임직원에게 지급한 것을 포함해 19개 계열사가 2년간 총수일가에 제공한 이익이 33억원을 넘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 뒤에 이 전 회장의 지시와 관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두 회회사가 총수 일가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이후 지배력 확대 및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로고/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에 대해 일각에선 "명확한 증거도 없이 상상만으로 회장의 지시라며 고발하는 것을 볼 때 '재벌 길들이기 사례'로 태광을 선정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며 "적자를 줄이려는 임직원의 노력을 총수 일가 배불리기로 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정위는 유통비를 임의로 산정했으며, CJ '비비고' 김치 등과 비교해 폭리를 취한 것처럼 왜곡했다"면서 "'회장님 표 김치', '갑질' 같은 자극적인 용어로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을 파렴치한 행위로 비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날 발표를 맡았던 김성삼 기업집단국장은 "김치 거래와 관련해 정상가격을 찾지 못했으며, 시중에 나온 제품 중 최상의 것을 선정해 가격 차이가 많으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와인의 경우는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상당히 고가로 판매했다고 보진 않았다"면서도 "상품영역거래 연간 거래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지원 객채의 평균매출액의 12% 이상이 되면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김 국장은 '법원에서 정황증거만으로도 제재를 한 사례가 있었냐'는 질문에 과거 태광그룹 관계자들이 검찰·법원에서 진술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정황증거·진술 같은 것도 증거로서 인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내복지지금 사용과 관련된 질문에 "근로자 측에서도 허락·동의를 받은 것"이라며 "추가로 뭘 준다는거니까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2012년 오너에서 물러났는데 2014년 발생한 사건을 이유로 이례적인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고 고발까지 한 것은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오늘의 인기기사

PC버전
© 미디어펜 Corp.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