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선태(25·LG 트윈스)가 1군 경기에 이틀 연속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비선출'(비선수 출신) 1호 프로야구 선수로 주목 받았고, 1군 데뷔전도 큰 화제가 됐던 한선태. 이제는 LG의 든든한 불펜 요원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한선태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또 등판했다. 전날(25일) SK전서 1군 데뷔 등판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마운드에 오른 것.

한선태는 LG가 4-7로 뒤진 9회초 팀의 마지막 4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 김재현을 6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데뷔 첫 탈삼진을 기록했고 이재원을 3루수 땅볼 처리했다. 2아웃을 잡은 후 김강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안상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책임진 1이닝을 끝냈다.

   
▲ 사진=LG 트윈스


전날 데뷔전에서도 한선태는 LG가 3-7로 뒤진 8회초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막아낸 바 있다.

한선태가 1군 경기에 처음 출전한 날, 그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고교 때까지 선수생활 한 번 한 적 없는 그가 어떻게 프로선수가 될 수 있었는지, 도대체 어떤 폼으로 어떤 구위의 공을 던지는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한선태가 두 경기 연속 호투한 것은 감동적이다. '비선출'로서 온갖 역경을 헤쳐가며 프로야구 선수가 된 과정이 미루어 짐작되고, 1군 경기 마운드에 올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가운데 온갖 부담을 떨치고 연속해서 좋은 피칭을 했으니 박수 받을 만하다.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디딘 한선태, 앞으로가 중요하다.

일단 LG의 든든한 불펜 요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출발선상이다. 두 경기 모두 팀이 3~4점 차로 뒤진 경기 후반에 등판했다. 흔히 말하는 '패전조'였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팽팽한 경기나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서도 제 몫을 해내야 한다.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이다.

LG 코칭스태프는 이 부분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군에서 그를 지도했던 가득염 코치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선태의 강한 정신력을 칭찬하며, 시련을 겪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중일 감독은 한선태가 사이드암으로서 빠른 공을 던지고 제구도 비교적 좋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이닝 정도는 실점 없이 막아내고, 연투 능력도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승부처에서 투입돼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피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한선태가 이렇게 1군 투수로 자리잡아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휴먼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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