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정 외교안보부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퍼지자마자 조기 개각설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을 굳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수석의 입각설이 나오자 야권은 내년 총선의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발하고, 여권은 내년 총선의 격전지인 부산‧경남(PK)에 기여할 수 없게 됐다고 푸념하고 있다.

조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은 이래저래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선거캠프 출신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지난 17일 신임 검찰총장에 윤석열 서울지검장을 지명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임기 말로 갈수록 특히 선거를 관리해야 할 사정라인에 서로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안다는 최측근을 앉히고 싶은 욕심은 과거정부에서도 있었다. 이명박정부가 총선을 1년 앞두고 권재진 민정수석을 신임 법무장관으로 내정한 것이다.

그때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뛰어넘는 비판을 퍼부었다.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진표 의원은 “총선을 치를 사정라인에 대통령 최측근을 앉히겠다는 것은 선거 중립을 내팽개치고 여당에 유리하게 판을 짜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지적했었다. 

지금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가 특유의 오기를 부리는 것 같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차마 하지 못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전병헌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은 “민정수석을 곧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내리꽂으려는 최악의 회전문 인사, 최악의 불량 코드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심을 가진 인사로 민심과 대립한다면 나머지 잔여 임기가 대통령에게 불안한 임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에 대해 검찰개혁 완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 수석 기용을 두둔하는 여당 의원들도 같은 이유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카드’를 쓴다면 어떤 고민 끝에 나온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조국 법무부장관-윤석열 검찰총장 체제를 구상한다면,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이란 두 목표를 동시적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글은 민주당 내 반발도 의식한 것이다. 실제 민주당의 한 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국회 의결만 남았는데 각종 논란을 감수하고도 굳이 법무장관에게 진두지휘하게 하려는 이유를 모르갰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국 수석과 권재진 전 수석의 같은 점은, 과거 자신들이 단죄한 잘못을 반복하는 ‘공정’도 ‘정의’도 집어삼킨 절대권력의 모습니다.

그러고 보니 조국 수석과 권재진 전 수석의 다른 점도 있다. 조 수석은 법무장관 기용설만으로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여권에서 조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PK 출신 대통령후보로 거론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조 수석의 법무장관 발탁은 총선에 나가기 전 전략으로 대민접촉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인의 발언도 나왔다. 

조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이 대권 포석을 위한 것이라면 문 대통령의 '개혁 완수'는 핑계거리로 전락할 전망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보좌진과 함께 걸어서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정책실장, 문 대통령, 조국 민정수석, 노영민 비서실장./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