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경 금속노조 대충지부 사무국장 "일진, 노조 인정않는 블랙기업"
일진그룹 "현재 아무것도 답변해줄 수 없는 단계…확인해줄 수 없다"
   
▲ 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조합원들이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일진다이아몬드 노조가 지난달 26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3일 일진다이아몬드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함께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지난달 26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 홍재준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일진다이아몬드지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저임금 노예노동을 청산하고 노동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는 노동자로 다시 태어나고자 노조를 설립했다"며 "지난 5년간 회사는 기본급에 상여급을 녹여 최저임금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 지회장은 "회사측은 장비 가동률이 떨어지는 곳에 가지 않으면 해고한다고 협박하며 배치전환을 실시했다"며 "일진다이아몬드가 아닌 그룹차원에서 노조를 파괴하는거라면 징계와 고소·고발 남발로 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일진그룹 전체에 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진다이아몬드의 자회사 일진복합소재에도 금속노조 지회를 설립하고 회사가 원하는 게 전면전이라면 우리도 전면전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조합원들이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진그룹 본사 건물에 붙인 스티커./사진=박규빈 기자


금속노조의 김정태씨는 "일진의 뜻이 '매일 전진하자'는 것이라는데 일진 노사관계는 그대로인 것 같다"며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전근대적인 노무관리 방식을 중단하고 노동자를 그저 생산 도구로만 여긴다면 생각을 바꾸라"고 외쳤다.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조합 교섭대표를 맡고 있는 성세경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단체협약 체결에 관해 교섭 중"이라며 "근속 수당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임금이 동결되는 등 현장직 1년차와 10년차의 기본급이 같아 시급으로 계산하면 8400원 남짓한 반면, 관리직의 연봉은 계속 올라 노조를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국장은 "노조 요구안을 다 수용할 경우 사측이 부담하게 되는 비용은 약 20억원 가량인데, 사측은 60억원으로 부풀리고 있다"며 "조합원 인사권에 대해 사측과 의견을 나누고자 했으나 사측의 고유권한이라며 타협을 보지 않으려 하고, (사측이) 나를 고소해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고 왔다"고 덧붙였다.

성 국장은 사내 문화가 후진적이라고도 성토했다. 그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노조를 회사 경쟁력을 깎아먹는 존재로 본다"며 "회사가 이윤 추구를 함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하는 덕망있는 기업이 돼야 하는데, 눈이 오거나 청소를 해야 할 때면 현장직에게만 일임하는 등 '직장 갑질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는 블랙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노사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일진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그 어느 것에 대해서도 내부 입장이 정리된 바 없고, 확인해줄 수 없다"며 일절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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