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판매 양호…6월 들어 급제동
내부 소통강화… 쌍용차 노사, 위기 극복 능력 기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쌍용자동차가 예병태 사장 체제에 돌입이후 내실 다지기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이런 쌍용차가 지난 5월까지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보이던 것과 달리 6월 판매 급락과 함께 재고 조정을 위한 생산중단을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쌍용차는 공시를 통해  자사 평택공장이 오는 5일과 8일, 12일, 15일 총 4일에 걸쳐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파업 등이 아닌 임의적인 생산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차체 3라인 /사진=쌍용차


4일 쌍용차에 따르면 생산중단 목적은 재고 조정으로 월평균 1만2000여대씩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는 적정 재고량이 4500대 수준이지만, 최근 판매량 감소로 재고량이 5000대를 넘어섰다.

적정 재고수준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산을 지속할 경우 인건비 등 고정비뿐만 아니라 재고물량 관리를 위한 추가 비용까지 소요돼 회사로서는 손해가 막심하다.

그럼에도 생산중단이 흔히 이뤄지지 않는 것은 노동조합의 협조를 받아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손실을 우려한 노조가 생산중단에 합의해주지 않는다면 회사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공장을 돌릴 수밖에 없다. 

쌍용차의 경우 노조의 양보에 의한 노사합의로 생산중단을 결정할 수 있었다. 쌍용차 노조는 과거에도 무분규 임금·단체협약 타결이나 작업이 까다로운 혼류생산 수용 등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 협조해 왔다.  

물론 생산중단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전혀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단체협약에 회사 귀책으로 휴업할 경우 급여의 70%를 지급하도록 돼 있어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일부 급여를 지급받는다. 

이 같은 쌍용차의 노사관계에는 최종식 전 사장부터 예병태 사장까지 이어지는 노사간의 화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큰 시련을 겪은 뒤 화합으로 현재까지 달려온 쌍용차 노사는 양보와 배려를 통해 소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자 티볼리와 함께 내수시장 3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다만 6월의 갑작스런 마이너스 성장과 함께 생산중단 결정은 예병태 사장의 위기대처 능력을 평가받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의 판매실적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1월 전년 동월대비 11.9% 증가한 1만1420대를 시작으로, 2월 8.3% 증가한 9841대, 3월 19.5% 증가한 1만3590대, 4월 16.3% 증가한 1만2713대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5월 들어 수출물량 감소로 4.6%의 마이너스 성장(1만2338대)을 보였지만 내수 판매는 1만대 이상(1만106대)을 유지하며 4.1%의 증가를 나타냈다. 

5월까지 월평균 판매량은 1만1980대에 달했고, 이때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10%에 육박(9.8%)했다. 내수 판매 증가율 역시 14.1%로 양호했다.

하지만 6월 성적표는 심상치 않다. 내수는 8219대, 수출은 2156대로 각각 15.1%, 25.5% 감소했다. 전체 판매는 17.5% 감소한 1만375대였다.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논외로 치더라도 내수와 전체 판매는 영업일수가 적었던 2월을 제외하고 올 들어 최저치다. 

차종별 성적표도 좋지 않다. 볼륨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가 모두 20% 이상씩 줄었다. 플래그십 모델인 G4렉스턴은 30%대 마이너스 성적표를 찍었다.

더욱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코란도의 역할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환경 이슈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디젤엔진 단일 모델로 운영하는 점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기아차에서 이달 출시 예정인 소형 SUV 셀토스도 신형 코란도 판매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는 코란도보다 한 차급 아래지만 소형 SUV로서는 차체가 큰 편이고 디젤엔진 기준 배기량은 코란도와 동일하고, 각종 고급 사양까지 갖춰 수요층이 겹칠 수 있다. 차급의 차이로 가격은 셀토스가 더 저렴하니 코란도 판매에는 악재다.

지난달 초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티볼리 역시 신차효과는 미지수다. 6월 판매는 294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4% 줄었고, 전월에 비해서도 26.1% 감소했다.

티볼리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현대차 베뉴가 티볼리 페이스리프트 타이밍에 출시되는 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신형 코란도는 디젤엔진 단일모델로 판매하는 것 치고는 선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하반기 가솔린 터보 모델이 추가되면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티볼리에 대해서는 "지난달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에 앞서 구형 재고를 모두 소진한 탓에 일시적으로 판매가 줄었다"면서 7월 이후 실적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예병태 사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SUV전문 브랜드로서 확실한 포지셔닝을 해나가고 있는 쌍용차만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예병태 사장은 임원진과 본부장, 각 부서별 팀장 등 시니어 관리자 210여명과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를 통해 쌍용차가 '작지만 강한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로 판매 확대가 중요한 만큼 고객 중심의 마케팅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함께 다짐했다. 

이 밖에도 경영진과 시니어 관리자 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마련됐다. 쌍용차는 CEO 라운드워크, 신입사원 CEO 간담회, 현장감독자와의 CEO 간담회 등 직급별, 부문별 다양한 소통의 장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예병태 사장은 "직접 고객을 만나고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은 쌍용자동차의 얼굴이자 지속적인 경영 활동의 기반"이라며 "쌍용차는 앞으로도 꾸준한 상호 소통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쌍용차만의 독특한 매력적인 제품을 성공적으로 선보임으로써 제품 경쟁력 및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판매 확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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