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감정? 역사적 불행 현 정권 유지 수단 돼선 안 돼"
바른사회시민회의 5일 '친일·반일 프레임 깨자4' 토론회 개최
조우현 기자
2019-07-05 14:58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문재인 정부의 ‘반일 정책’과 그로 인해 초래된 일본의 ‘보복’으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친일‧반일’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과거의 역사적 불행을 현 정권 지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5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개최한 ‘친일‧반일 프레임을 깨자’ 4차 토론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을 이해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 대표는 “앞서 3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정치‧경제 분야에서의 친일 문제를 다뤘지만 오늘은 문화 분야에서 이를 다뤄보고자 한다”며 “일본에 대한 미움과 분열이 아닌, 같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문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의 시작은 일본 영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조 평론가는 “한국영화계의 초기 형성과정에서 일본은 압도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우리 영화계는 자본, 시설, 장비, 운용기술 등 대부분의 모든 영역에서 일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8년 문화 개방 이후 한일 두 나라의 문화계는 민간 차원의 대중문화 접촉이 확대되고, 일본에서 한류 붐을 이루는 등 교류가 원활하게 진행됐으나 언제부턴가 국내 영화계를 중심으로 반일, 친일 논란을 극대화하는 영화들이 차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5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친일‧반일 프레임을 깨자’ 4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용남 동아방송예술대 외래교수, 김다인 이화여대 한국학과 박사과정,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사장, 조희문 영화평론가 /사진=미디어펜


조 평론가는 “결과적으로 항일, 반일 영화는 대한민국을 ‘친일파가 외세에 굴종해 세운 나라’라는 이미지를 조성하려는 시도”라며 “영화계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친일 프레임과 반일 문화 현상은 보편적, 자발적 현상이 아니라 전략적인 활동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용남 동아방송예술대 외래교수도 “근현대사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며 “문화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입봉(데뷔), 쓰무(줌), 니주(복선을 깔다), 쿠사리(핀잔), 야마(요지, 핵심 주제) 등 일본식 용어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현장에서는 일본식 용어들을 일재의 잔재라며 사용하지 말자고 한다”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에서 일본어나 영어는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말아야 한다”며 “이런 현상이 반일 종족주의, 자문화중심주의적인 사고”라고 꼬집었다.


이 외래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향후에도 권력유지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반일 감정을 이용할 것”이라며 “지금의 반일 감정은 역사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무지에서 발생한 결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반일 감정은 대중조작을 통해 조장된 거대한 허상”이라는 이유에서다.


남정욱 대한민국문화예술인 사장은 “문화 측면에서 볼 때 한일 교류는 과거에 없었다고 봐야 정확하다”며 “한국과 일본이 영향을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동시간대, 동일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5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친일‧반일 프레임을 깨자’ 4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미디어펜


그는 “긴 시간 동안 한국과 일본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주고, 다른 한쪽에서는 일방적으로 받는 시간을 거쳐왔다”며 “진정한 교류를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먼저 역사가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사장은 “동아시아의 근대화가 어떤 경로를 통해 이루어졌고 그 경로에 어떤 함정이 있었는지 납득해야 공유가 가능하다”며 “그게 한일 관계의 미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가장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한국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다인씨는 1910년대의 신문 소설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당시의 소설은 일본 소설을 번안한 것이거나, 일본이 번역한 서양 소설을 다시 한번 번역(번안)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소설을 통해 ‘사회’, ‘민주’, ‘과학’ 같은 철학적 개념과 ‘연애’라는 생소한 단어가 일반 대중에게 처음 소개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중문화의 초석을 다지는 과정에서 일본의 영향이 지대했다”며 “이 땅에 소설, 연극, 영화, 가요 등과 같은 대중문화가 일본의 영향으로 탄생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문화’라는 것을 말할 때 떠올리는 대중, 문화, 신문, 소설 모두는 그 시작점부터 일본의 영향 하에 있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 같은 논의들은 학계에서 ‘근대성과 식민성’, ‘태생적 한계’라는 시각으로 조명된다”며 “태생적 한계의 ‘한계’가 있기 위해선 ‘태생’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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