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11일 출범 2년 만에 고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혁신의 아이콘으로 짧은 시간에 금융계 문화의 많은 것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카카오가 대주주 지위에 등극하지 못하는 등 산적한 과제도 적지 않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계좌개설 고객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지 715일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일평균 신규 가입 고객이 1만 4000명에 달하는 대기록이기도 하다. 

   
▲ 사진=카카오뱅크


연령별로는 특히 20대, 30대, 40대 등 젊은 고객의 비중이 전체의 84.2%를 차지하며 ‘금융혁신’의 아이콘다운 면모를 재확인 했다. 세부적인 비중을 살펴보면 20대가 32.1%로 카뱅의 고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30대가 31.2%, 40대가 21.0%의 분포를 보였다. 

대한민국 인구분포와 대조해 보면 20대 인구의 46.4%, 30대는 42.8%가 카카오뱅크의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전체에서 40% 이상이 카카오뱅크의 고객인 셈이다. 

이미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첫 달인 2017년 7월부터 ‘열풍’은 시작됐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 114만명, 수신과 여신 규모가 각각 4153억원, 3627억원을 기록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결국 올해 6월 기준 수신액은 17조 5735억원, 여신은 11조 3276억원까지 늘어났다.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으로 볼 수 있는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프렌즈 체크카드'는 지금까지 866만장이 발급되며 유행처럼 퍼졌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금융에 대한 젊은 세대의 심리적 장벽을 없앴다. 특히 각종 모임의 회비를 편리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은 누적 이용자수가 285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은 근로소득자, 개인사업자 대상 누적 취급액이 3989억원에 달하는 등 현재 여신액이 4000억원에 육박한 상태다. 이러한 돌풍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65억 6600만원을 기록, 분기 기준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국내 금융업계의 ‘문화’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마트폰 앱에서도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했던 불편한 방식은 카카오뱅크 출범을 전후로 시중은행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혁신을 종용하는 금융당국의 백 마디 ‘선언’보다 경쟁사의 출현이 가장 큰 자극제가 된 셈이다.

물론 남아 있는 과제도 있다. 일단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에 등극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현재 법제처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김범수 의장을 제외하면서 카카오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카카오뱅크 주식 4160만주를 2080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주식 8840만주(지분율 34%)를 보유해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밀어내고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늦어도 내달 초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되면 더욱 많은 금융혁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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