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일본산 불화수소 테스트…‘대안’으로 보기 어려운 단계
포토리지스트 사실상 해법 전무…미래 반도체 경고음은 여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반도체 경쟁력 훼손을 최소화 하기 위해 ‘플랜B’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사가 대체 소재를 찾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안’ 수준의 해법을 마련하는 데까지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에 대한 다양한 테스트와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라인에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두 회사는 국내는 물론 중국, 대만 업체들로부터 불화수소를 공급받아 메모리 반도체 공정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화수소는 지난 4일부터 일본이 대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품목 중 하나로 기판을 깎는 식각과 세정에 사용되는 소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불화수소 문제를 해결하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일본산 불화수소가 당장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존 불화수소 재고 소진 시점까지 공정에 적용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웨이퍼 테스트 등 불화수소의 품질 검증에만 2달여가 걸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준에 통과하지 못하면 원점에서 다시 검증 과정을 되풀이 해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불화수소의 품질 검증이 끝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품화는 또 다른 문제다. 일본산 불화수소의 대안을 곧 찾을 수 있다는 얘기가 일부에서 나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래 반도체 기술 경쟁력에 대한 경고음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해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에 포함한 EUV용 포토리지스트(감광제)는 일본 외에 대체 가능한 업체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포토리지스트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노광 공정에 사용된다. 국내업체들이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포토리지스트는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나 EUV 제품 개발에는 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EUV 공정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EUV는 불화아르곤을 대체할 수 있는 광원으로 파장의 길이가 기존 불화아르곤의 14분의1 미만이다.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고,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일 수 있어 반도체의성능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화성캠퍼스 EUV 라인 조감도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5나노 파운드리 공정까지 개발한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화성캠퍼스 EUV 전용 라인을 본격 가동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대폭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 하이닉스는 EUV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리지스트는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이상 추정되며 대체가 어려움 품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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