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 정치보기]집권당이 이념을 멀리하는 이유
국민 앞에 '평등' 외치지 않아도 '한편'…한국당의 '자유' 먹힐 기회 힘들어
편집국 기자
2019-07-22 10:39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정당은 이념으로 경쟁한다. 일반적으로 이념은 자유와 평등으로 나뉜다. 그래서 현실 정치에선 보통 자유를 앞세우는 정당과 평등을 강조하는 정당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유한국당은 자유를, 더불어민주당은 평등을 내세운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념에 대한 적극적인 경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념을 나쁜 것으로 매도하거나, 이념의 시대는 갔다고 주장하고, 이념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극우 인사'로 낙인찍는다. 민주당 역시 평등을 이념으로 내세우는 집단임에도 이를 언급하거나 논쟁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념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민주당에 이익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지난 20세기 동안 이념으로 인해 전쟁까지 불사르며 치열하게 다퉜다. 지난한 싸움 끝에 자유를 앞세우는 국가는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평등을 쫓는 국가는 망했다. 이념 전쟁에서 자유가 승리한 것이다. 때문에 자유의 가치는 평등에 비해 깊은 철학과 풍부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이미 끝난 게임이기에 평등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할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이념 논쟁을 부각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의 전략일 수 있다. 이념을 나쁜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이득인 것이다. 자유를 이야기 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이념 편향적 인물' '극우 인사’라는 용어로 낙인찍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이념을 무시하는 전략은 두 가지 효과를 갖는다. 첫째, 상대방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단순논리로 활용할 수 있고 둘째, 국민들을 이념에 둔감하게 만들면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평등가치를 따르게 돼 있다. 두 번째 전략의 효과는 매우 강력하다.


   
지난 16일 민주당 지도부가 '일본 경제보복대책 당청 연석회의'를 열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우리는 가정교육은 물론 학교, 종교를 통해 이타주의를 최고의 도덕으로 가르친다. 반대로 이기주의는 인간이 억제해야 할 가장 욕망으로 취급한다. 우리가 받은 모든 교육이 이타주의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의 목적은 '생존'이다. 생존이 인간의 본성이고, 생존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인간본성의 표현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이타주의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 학교, 종교에서 가르치는 이타주의는 사회적 압력이 될 수 있다. 본성은 이기적인데 사회는 무언의 압력을 통해 이타주의를 강요하는 것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기적 욕망을 최대한 억제하고, 이타주의로 행동하는 것을 최고의 도덕으로 여긴다.


이타주의적 행동에 대한 사회적 찬양은 이타주의로 각인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을 더 가속화시켰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각의 틀은 이타주의로 만들어졌다. 머릿속에 평등가치가 가득 차 있어 자유 가치가 들어갈 틈이 없다는 말이다.


이타주의가 기본 값인 사람들은 그대로 두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구태여 자유가치보다 평등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가만두면 평등가치로 갈 수밖에 없는 머리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권당 입장에서는 이념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국민을 가만 놔둬라. 그러면 그들은 평등의 편이 된다'는 것이다.


거꾸로 자유한국당은 이념경쟁에서 열등한 위치에 놓여 있다. 우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조차 자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상대 정당이 이념논쟁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자유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홍보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미 평등가치로 머리가 채워졌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유가치를 교육 및 홍보해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이념경쟁에서 어려운 처지다. 이는 정치경쟁에서 정권을 잡기가 더욱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치경쟁은 이념경쟁에서 출발한다. 이념경쟁에서 이겨야 정치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은 아직 갈 길은 멀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현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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