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구광모 회장 체제 2년 차를 맞고 있는 LG가 공격 라인업을 끌어 올리면서 신성장 전략의 해법을 찾고 있다. 대외 변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LG는 구 회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선제 투자를 집행하며 차별화 경쟁력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의 무역보복이 시작된 이후 LG의 주력 계열사들은 잇달아 굵직한 투자 계획과 미래 비전을 구체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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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
이는 최근 여러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제 많은 기업들은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투자 집행을 미루는 등 방어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언제 고조될지 미지수고,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일본의 수출규제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핵심 산업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재계 전반에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지만 LG는 ‘1등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유플러스가 주력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전면에서 성장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3일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으로 TV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결정은 OLED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회가 커지면서 대형 OLED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는 5세대(5G) 통신 시대의 ‘게임체인저’를 표방하며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 17일 2분기 ‘성과 공유회’에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IPTV와 5G 등 핵심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해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5G 관련 사업은 물론 넥플리스와의 제휴, CJ헬로 인수 등 플랫폼 영역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9일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중점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LG화학은 R&D 혁신을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인원을 5500명에서 62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LG화학은 5000억원을 투입해 양극재 공장을 구미에 건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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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
재계에서는 그룹 총수의 결단과 믿음이 없으면 LG 계열사 CEO들이 이 같은 ‘공격 앞으로’ 전략이 내놓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경영인 독단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구 회장의 경영 색깔이 그룹 전반에서 본격적으로 배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장 취임 1년 차가 사실상 예열 기간이었다면, 향후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첨단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구 회장은 계열사 경영진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구 회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총수에 오르면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을 수 있다”라며 “체제와 시스템 안정화 시기를 거친 만큼 앞으로는 구 회장의 신성장 전략 밑그림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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