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그간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생산 3배, 수출 5배 증가 등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주요 핵심 품목들은 수십년간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고, 수요기업과 공급기업간 협력을 통한 자체 공급망 형성도 부족한 상황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서울 광화문 청사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는 이런 상황을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관련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성 장관은 "이를 위해 정부는 예산·금융·세제·규제특례 등 전방위적으로 국가적 자원과 역량을 총력 투입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소재·부품·장비 강국 도약을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실현'이라는 비전 하에 크게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소개했다.
그는 "100대 핵심 전략품목들은 조기에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하고, 수입국 다변화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품목별로 대체공급처를 조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대체처 발굴 및 소요자금 보증 등을 지원하고, 24시간 통관지원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세구역 내 저장기간은 현행 15일에서 필요 기간까지 대폭 연장하고, 대체품목의 기존관세를 40%포인트 경감하는 등 할당관세도 적용하겠다"면서 "불산·레지스트 등 세계 통제품목의 국내 생산을 위해 환경과 입지 등 인허가도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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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에서 4번째)이 5일 서울 광화문 청사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e-브리핑 캡처 |
성 장관은 "지난 금요일 국회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 자금 2732억원을 즉시 투입, 20여개 핵심기술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하겠다"며 "주력산업과 신산업 공급망에 필수적인 80개 품목에 대해서는 R&D 집중지원, 인수합병(M&A), 과감한 지원방식 도입 등으로 공급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으로 통해 신속하게 R&D 사업비를 투입하는 등 7년간 약 7조8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단기간의 기술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해외기술 도입 및 해외기업 국내유치 등 기술확보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관리 및 노동시간 등에 따른 애로를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라며 "인허가 기간과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조속한 연구개발을 위해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한근로자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이번 대첵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기업간 협력모델로, 현재 수요-공급기업간 수직적 협력모델과 수요-수요기업간 수평적 협력모델 등 네 가지 모델을 구상했다"면서 "향후 더 다양한 모델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같은 모델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범부처 차원에서 입지·세제·규제특례 등 강력한 패키지로 활성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조속하게 경쟁력위원회를 신설하고, 수요-공급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산업부는 공급기업의 기술개발과 수요기업의 생산단계를 연결할 수 있도록 실증양산 테스트베드를 대폭 확충하고, 시장진입에 따르는 위험 완화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신뢰성보증제도 도입 및 신뢰성 특허·해외 진출 바우처를 연계·지원할 예정이다.
연기금·민간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에 투자시 양도차익 및 배당소득 비과세 등 세제 혜택도 신설한다. 벤처캐피탈 등 민간투자와 연계해 지원하는 투자연계형 R&D도 내년부터 대폭 확대된다.
산업부는 이밖에도 △원천기술 R&D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투자 인센티브 강화 △글로벌 수준의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육성 △특별법 전면 개편 등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성 장관은 "법 제정 후 20년 가까이 지난 현행법은 시장 요구에 맞게 제도의 틀과 내용을 전면 개편하겠다"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강화대책은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근본적 경쟁력 확보를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 선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 소재·부품·장비산업은 가마우지로 불리기도 했으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모두가 합심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그간의 가마우지를 미래의 펠리컨으로 바꿀 수 있다"고 호소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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