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 영업익 50%↓
금호석유화학, 9.5% 하락… 업계 3위 기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중 경제전쟁을 비롯한 악재들이 석유화학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선방'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1% 줄어든 976억원으로 나타났다. 가공소재부문의 적자폭이 개선됐으나, 기초소재부문 스프레드 하락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기초소재부문은 국제유가 강세로 원가가 올랐으나,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제품 가격이 약세를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72.4% 축소된 50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태양광부문도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했으나,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케미칼은 제품 라인을 다결정(멀티)에서 단결정(모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원가가 상승했다며, 모노 제품 판매량 증가로 향후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야경·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3461억원)도 50.6% 감소했다. 환율효과(440억원 가량)이 더해졌으나, 주요 제품의 수요 회복세가 둔화된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는 미중 무역분쟁과 국제유가 변화 등 대외적인 변동성도 증대됐으며, 하반기에는 역내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로 경쟁심화가 예상된다"면서 △중국 경기부양책 효과에 따른 수요 개선 △주요 제품 성수기 진입 △미국 에탄크래커(ECC)·에틸렌글리콜(EG) 설비 본격 가동으로 수익성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LG화학(2675억원)은 석유화학부문 시황 악화와 더불어 대정비(T/A)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비경상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 62.0%의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전지부문이 전분기에 이어 적자(1280억원)을 기록한 영향을 받았다.

LG화학은 일회성 비용이 대부분 해소되고 석화부문 고부가 제품 증설 물량 가동효과가 나타나는 3분기부터 실적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세 진정과 전지부문 매출 증대 및 생산 안정화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 4사 영업이익 추이/자료=각 사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1389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 지난해 동기 대비 9.5% 감소에 그치면서 한화케미칼을 제치고 '동메달'에 올랐다.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을 비롯한 기초유분 가격 하락이 NB라텍스 등을 생산하는 합성고무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 6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덕분이다.

PE·폴리프로필렌(PP)·고부가 합성수지(ABS)·PVC 등을 만드는 합성수지부문도 한 몫 거들었으나, 페놀유도체 사업의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비스페놀A(BPA)의 경우 중국 수요 증가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BPA는 폴리카보네이트(PC)와 에폭시수지를 비롯한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의 중간 원료로 쓰인다.

부채비율이 2분기 기준 86.8%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차입금이 1조2793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차입금의존도도 26.8%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 악화로 인한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국면이 진행되면서 발생한 스프레드 차이가 이같은 현상을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합성고무의 경우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