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류된 금융혁신법 조속한 마무리 위해 힘써달라"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 출범할 '은성수호(號) 금융위원회'에 규제 완화를 통해 업계 자율성을 회복시켜 줄 것을 제언했다.

최근 IT업계에 쏠린 규제 완화의 눈길을 기존 금융사에도 돌려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사진=연합뉴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이끄는 문재인 정부 2기 금융위원회가 출범한다. 

은 후보자는 지명 이후 지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지금껏 금융위원장 후보자 가운데 인사 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었기 때문에 은 후보자 역시 금융위원회를 무난히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은 후보자의 향후 행보에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정책의 향방이 은 후보자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은행, 보험, 카드 등 각 금융업계에선 은 후보자가 향후 금융업 규제 완화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은 후보자는 지난 9일 내정 소감으로 "균형과 안정 속에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혁신을 이끌어 갈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금융혁신은 은 후보자에게 주어진 첫 과제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9일 개각 발표에서 △국내 금융시장·산업에 대한 안정적 관리 △금융혁신 가속화 △금융산업 선진화 △투명하고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우선 업계에선 국회에 계류돼 있는 신용정보보호법, P2P법 등 금융혁신을 위한 핵심 법안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산업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발맞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재고해달라”며 “새로운 금융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금융 관련 법안이 하루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금융사를 위해 힘을 써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새로운 금융당국 수장이 현재 의료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헬스케어 산업의 물꼬를 터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 분야인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신임 금융위원장이 의료업계와 협상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각종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 카드업계에선 금융위원장의 수장 교체를 통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시장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며 금융 친화적인 시각에서 금융 기반을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후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해주길 기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더이상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며 “규제하며 틀어막고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레버리지 규제완화 요구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며 “부가서비스 축소 해결책에 대한 로드맵도 그려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새로운 금융당국 수장의 제1역할로 각 금융사를 위한 규제완화를 꼽았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업의 자율성을 고려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며 “금융사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부가가치 업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새롭고 긍정적인 금융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율성의 범위를 넓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길 바란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금융업에서 창의적 신상품이 나올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새로운 금융위원장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앞서 IT업체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만을 위한 정책을 펼치느라 기존 금융업권을 무시하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신사업과 기존 금융산업을 동시에 키워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금융위원장은 어떤 것이 혁신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단순히 빠르다는 것만이 혁신이 아니라는 것을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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