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증여 9826건,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
-향후 더 내리진 않는다는 기대심리…안양시 아파트 증여 전년比 364% ↑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이어가자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팔기보다는 자녀 등에 증여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증여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의 아파트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증여건수는 9826건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안양시의 아파트 증여가 가장 급격하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해도 안양시 아파트 증여건수는 153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364% 상승한 710건을 기록했다. 

수원시도 올 상반기 1253건의 증여가 이뤄지며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원시의 증여건수는 394건이었다. 하남시도 같은 기간 355건에서 1090건으로 올라 207%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증여 급증이 다주택자들이 아파트 가격이 향후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 공시가격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가했지만, 집값의 추가 하락이 없는 이상 팔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방향을 택했다는 것. 대신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증여를 늘려 나간다는 이야기다.

실제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안양시의 3.3㎡당 아파트 가격은 1861.7만원이었지만, 올해 7월에는 1956.2만원으로 나타나면서 전년대비 5.07% 상승했다. 

경기도 내에서 두 번째로 증여 증가세가 가팔랐던 수원시도 지난해 7월 3.3㎡당 아파트 가격이 1318.6만원이었지만, 올해 7월에는 1352.2만원으로 2.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남시은 1612.6만원에서 1748.7만원으로 8.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규제로 급매물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파트 증여가 증가한 것은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증여로 인해 아파트 가격 조정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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