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한지민이 위안부 유족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눈물을 보였다.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기림의날 정부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배우 한지민이 참석했다.

이날 한지민은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했다.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뒤늦게 알게 된 유족들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글이다.


   
▲ 사진=YTN 방송 캡처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친구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외면했습니다."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 엄마는 강한 분이셨어요. 그러나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고통과의 싸움이었을 엄마를 생각하며 저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

"엄마. 끝내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고 가신 우리 엄마. 모진 시간 잘 버티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이제 모든 거 내려놓으시고 편안해지시길 소망합니다.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합니다."

한지민은 편지를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지는가 하면,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낭독을 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눈물을 보였다.

위안부피해자기림의날은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날을 계기로 지난해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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