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톤당 1만6090달러…연초 대비 54.1% 증가
코발트값 반등…글렌코어, 무탄다 광산 폐쇄 결정
   
▲ LG화학 중국 남경 배터리 공장/사진=LG화학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니켈값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발트값도 반등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 실적 개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LG화학 전지부문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이 올 상반기 각각 2759억원, 154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삼성SDI 전기차배터리부문도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1위 파나소닉의 오토모티브 사업부 역시 올 2분기 1138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니켈값은 톤당 1만6090달러로, 1월2일 대비 54.1% 올랐다.

이는 홍수·지진(규모 7.1) 등 자연재해가 잇따라 니켈 최대 생산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를 덮치치면서 같은 기간 재고가 30% 가까이 떨어진 것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2년부터 원광 수출금지를 단행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원광의 20% 가량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니켈 함량 80% 이상인 NCM811 배터리 등 니켈 비중이 높은 배터리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도  니켈값 오름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코발트와 망간의 비중을 더욱 낮춘 NCM9½½ 제품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니켈의 함유량을 높일수록 에너지 밀도가 향상돼 주행거리 확보에 기여하며, 원가 절감 및 원재료 확보 안정성에도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DRC) 내전을 비롯한 정치적 이슈가 공급량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다.

   
▲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배터리 공장 조감도/사진=SK이노베이션


코발트값도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하는 모양세다. 5월달 톤당 3만달러를 넘겼던 코발트값은 지난달 말 2만6000달러선으로 떨어졌다가 이번달 들어 오르기 시작했으며, 16일 3만1500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로 불리는 스위스 글렌코어가 올해 말부터 DRC 내 무탄다 광산의 채굴작업을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광산은 지난해 기준 전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20% 가량을 담당한 곳으로, 생산량은 연간 2만7000톤으로 알려졌다.

글렌코어가 이처럼 생산량 감축에 나선 것은 광물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발트값은 △공급 과잉 △세계 경제성장 둔화 △글로벌 전기차 판매 저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가 끝나는 시점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원재료값이 오르는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업체들이 배터리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의 자체 수급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스바겐·BMW·벤츠·볼보·르노를 비롯한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배터리셀 공장 건설 등을 단행하고 있어 2025년을 전후로 경쟁구도가 한·중·일 3자 대결에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