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획득을 기념해 제정된 '야구의 날' 팬 사인회 행사에 당시 금메달의 주역이 빠진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김현수(LG 트윈스)가 자신이 주인공인 팬 사인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 구설수에 올랐다.

8월 23일은 '야구의 날'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던 날이 8월 23일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09년부터 이 날을 '야구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야구의 날 행사가 전국 5개 구장에서 실시된다. 팬들이 함께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는 역시 팬 사인회다. 이날 경기가 열리는 잠실(LG-NC), 고척(키움-KIA), 문학(SK-한화), 수원(kt-롯데), 대구(삼성-두산) 등 5개 구장에서는 홈팀과 원정팀을 대표하는 선수 각각 2명씩 총 4명이 팬들과 사인회를 통해 만난다.

KBO는 행사를 앞두고 각 팀에서 참석할 선수 명단을 21일 발표했다. 사인회 참석 선수는 KBO가 선정해 각 구단에 요청했으며, 구단 사정에 따라 다른 선수로 교체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KBO가 요청했던 선수에서 바뀐 선수가 있다. 롯데가 이대호와 손아섭 대신 서준원과 고승민을, LG가 김현수 대신 이형종을 '야구의 날' 팬 사인회에 참가시키기로 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손아섭은 허리 통증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으니 교체는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이대호와 김현수가 다른 선수로 바뀐 것은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

보도에 따르면 롯데는 "미래의 주전이자 앞으로 성장해 갈 선수들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이대호와 손아섭 대신 신예인 고승민, 서준원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LG는 "이형종 본인이 사인회에 나가고 싶다고 구단에 먼저 이야기했다. 원래 팬 사인회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야구의 날 같은 큰 행사에 나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김현수 대신 이형종을 사인회 명단에 넣은 이유를 전했다. 그런데 왜 김현수와 고우석 중 김현수가 빠졌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대호와 김현수가 명확한 이유 없이 야구의 날 행사에 빠지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둘은 바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 당시 대표팀의 주역이고, 현역 스타이기고 하기 때문이다.

이번 팬 사인회에 참가하는 10개 구단 20명 선수들 중 베이징 대표팀 멤버는 강민호(삼성)와 김광현(SK) 둘 뿐이다. 2008년 당시 대표팀 엔트리 24명 중 현재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그 절반인 12명(삼성으로 복귀한 오승환 포함)이나 되지만 21일 현재 1군 엔트리에 든 선수는 이대호 김현수 강민호 김광현 권혁(두산) 정근우(한화) 등 6명이다.

사상 처음이자 유일했던 야구 올림픽 금메달의 감동을 팬들과 함께 나누고자 실시되는 '야구의 날' 팬 사인회다. 그 귀중한 행사에 이제는 몇 남지 않는 현역 금메달리스트가 뚜렷한 사유도 없이 빠지는 것은 야구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더군다나 이대호와 김현수는 아직도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지 않은가.

   
▲ 표=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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