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잇달아 ‘삼성’ 언급…부담감 확대
재계, 미국·일본 이슈 새로운 리스크 인식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에 대한 압박 신호가 미국에서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을 언급하고,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은 삼성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기업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의 무역보복 타깃이 된 상황에서 미국발 불확실성까지 더해질 경우 삼성의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신과 통화한다면서 “지금 문제는 삼성이 관세를 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에도 삼성과 애플의 휴대전화 관세 불균형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 삼성 지목 발언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의 이익 훼손 우려가 커지면서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휴대전화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애플은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이폰은 폭스콘이 중국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휴대전화 대부분을 베트남과 인도에서 만들고 있다. 이 물량은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미국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39%, 28%다. 지난해 4분기(애플 47%, 삼성전자 22%)와 비교하면 애플은 8%포인트 감소한 반면, 삼성전자는 6%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 미국 정부는 애플에 대한 관세 면제, 경쟁사 압박 등 우회 지원 등의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잇달아 거론하면서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한편, 미국 시장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외국 기업에게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직접 언급된 삼성의 압박 강도는 다를 수 있다. 시장에서의 인식은 물론, 여론이 특정 기업에 주목되면서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미국과 일본 이슈를 새로운 관점에서 리스크로 인식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국과의 정치·외교·경제 관계가 기업들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 주도의 종합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가 분업화 되고, 하나의 생태계로 묶이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면서도 “정치적 문제, 정부와 정부의 관계 등 기업의 힘이 닿기 어려운 영역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정부와 공동 대응할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에 사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삼성 쏠림현상을 줄이기 위해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협업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애플은 아이폰XS 등에 사용되는 OLED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BOE의 OLED를 매극적으로 시험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BOE를 패널 공급업자로 선정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BOE가 애플의 공급업체로 선정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일부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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