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둘러싼 논란·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모르쇠' 일관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당초 2~3일 열리기로 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증인 채택 문제로 무산된 가운데, 조 후보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소명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자간담회였으나, 조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대다수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취재 자제를 요청할 땐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잘 모른다” 답변만

조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교생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딸 논문 지도교수 아들의 서울대 인턴십 참가 등 ‘스펙 품앗이’ 의혹 △서울대 환경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시절 딸의 장학금 특혜 의혹 △투자한 사모펀드의 ‘가족펀드’ 의혹 등에 대해 대부분 직접 관여하지 않았거나 잘 몰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우선 조 후보자는 한영외고에 다니던 자신의 딸이 단국대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고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데 대해 “당시에는 상세히 몰랐고, 최근 검증과정에서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보면 고등학생이 제1저자가 되는 게 의아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단국대) 장모 교수 인터뷰한 것을 쭉 보니, 제 아이가 놀랍도록 열심히 했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좀 잘하는 편인데, 연구성과를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조 후보자는 또 “(단국대 인턴 등) 학부형 참여 인턴십은 아이가 재학 중인 고교 담당 선생님이 만들었고, 그 프로그램에 아이가 참여한 것뿐”이라며 “논문 작성 과정에서 교수님에게는 저나 제 가족 어느 누구도 연락드린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딸을 논문 제1저자로 등재한 단국대 장 교수 아들은 조 후보자가 재직한 서울대 법대에서 인턴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그 교수와 저는 전화번호를 모르고 연락한 적이 없다. 아이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장학재단인 ‘관악회’의 장학금을 2학기 연속 총 804만원 받은 데 대해선 “1학기 장학금을 받았을 때 알지 못했다. 아이나 집안 문제에 소홀히 하는 남편이고, 아빠였다고 솔직히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 아이가 서울대 동창회 측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게 됐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받기 위해) 연락하지 않았다. 아이가 어떤 기준으로 장학금을 받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한 2학기에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휴학하면서도 2학기 장학금을 수령한 데 대해 조 후보자는 “(장학금을 받은) 2학기에 아이가 아팠고, 의전원을 가게 된 상태에서 휴학했다. 아이에게 장학금을 반납해야 하지 않겠냐고 장학회에 전화했는데, 반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했다.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 2016년 진학 후 두 번이나 유급했음에도 6학기 연속으로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는 지적엔 “이미 부산대 의전원에서 공식 발표했다. 장학금 지급에 전혀 불법이 없었다는 것은 확인해보면 될 것 같다”며 “장학금은 성적과는 관계없는 장학금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입장해 잠시 눈을 감고 있다./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를 둘러싼 의혹에 “경제나 경영을 잘 모른다”고 일축했다. 특히 “제 처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는 경제나 경영을 잘 몰라 사모펀드를 이번에 공부했다”고 했다.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모 씨는 2017년 7월 두 자녀와 함께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에 74억5500만원을 투자 약정하고 실제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조 후보자의 처남인 정모 씨도 해당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프라이빗에쿼티) 주식 5억원 어치를 사 주주가 됐다. 그런데 조 후보자는 “(의혹 관련 회사로 거론된) 코링크PE 라는 이름도 이번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자녀 증여 의혹에는 “세법상 허용되는 증여를 한 것”이라고 했다. 펀드의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5촌 조카 조모 씨에 대해선 “1년에 한두 번 제사 때 본다”며 “(의혹을 받는 상태에서 출국한 조카의 소식은) 보도를 보고 알았다. 하루 빨리 입국해 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눈물 글썽인 조국

조 후보자는 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자제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조 후보자는 “애초부터 명백한 허위사실인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저희 딸 아이와 관련돼 있을 땐 너무 힘들다”며 “남기자 2명이 오피스텔에 혼자 사는 딸 아이를 찾아가 밤 10시에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한다. 그럴 필요가 있나, 꼭 그래야 하나”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유학 시절 같이 오래 있어서 영어를 잘해 글로벌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유학기회가 없던 흙수저 청년들에겐 미안하지만, 저를 비난해 달라. 무관심한 아빠였기 때문에 나름 인턴도 하고, 열심히 해서 들어간 것”이라며 “제집은 괜찮다. 딸 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 야밤에는 가지 말아 달라. 입장 바꿔 생각해 달라. 언론인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저를 비난해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조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댓글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주소를 자신의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공개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