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 주요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방안 필요…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도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 활 경우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주요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경우 한국의 세계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 수준이다.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한국과 주요국 간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무역특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중국을 제외한 미국·일본·독일에 대해 모두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많아 수출경쟁력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일본 무역특화지수는 2011~2018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주요국과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 내 무역 수지를 비교한 결과 독일·미국·일본의 수출단가/수입단가는 0.75미만으로 조사됐다. 수출단가/수입단가가 0.75 미만이면 품질 우위, 수출단가/수입단가가 1.25를 초과하면 품질 열위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고부가가치 핵심 소재·부품·장비에 있어 일본·미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일본·미국·독일로부터 소재·부품·장비를 수입해 가공한 뒤 중간재 또는 완재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국제 분업구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자료=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에 따른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했다. 소재·부품·장비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아래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체기술이 개발되지 않을 경우 시스템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의 생산 및 대외 수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살펴 보면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3개 품목의 수입의존도는 올해 1~7월 기준으로 포토레지스트 92.4%,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62.9%, 에칭가스 41.5%다.

대응 방안으로 보고서는 핵심적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및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확대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생태계 조성 △독일 수출강소기업과 같은 히든챔피언 육성 등이 방안으로 제시됐다.

또한, 기술개발에 시간이 필요하고 모든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도 강조 됐다.

보고서는 "대일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독일과 같은 제3국으로 변경하는 수입 다변화 전략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이 한국 등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여 우회 생산 또는 수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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