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평등·공정·정의 저버린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임명’
김소정 부장
2019-09-09 19:23

   
김소정 외교안보부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 전 ‘임명’과 ‘지명철회’ 두가지 버전의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했었다고 한다. 전날 오후4시쯤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에게 작성을 지시해서 받은 두가지 메시지를 밤새 문 대통령이 들고 수정을 거듭하다가 9일 아침에서야 최종 발표 내용을 확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고심한 문 대통령의 임명식 핵심 메시지는 “조 장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이다. 촛불을 든 대학생들의 분노를 알기 때문에 임명철회도 함께 고심했다는 청와대측의 전언이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또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까지 마쳐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고 했다. 이전 정권에서 의혹만으로 낙마한 숱한 선례를 외면하는 발언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하면서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임명에 반대가 많다"며 조 수석을 반대하는 여론에 화살을 돌렸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살아 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라”는 당부와 함께 수여한 임명장의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들은 문대통령이 말하는 검찰개혁이 과연 무엇인지 의문스러운 ‘희극적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메시지 말미에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까지 없애 달라는 것이었다.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과 불합리의 원천이 되는 제도까지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 요소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장관 가족들은 주어진 특혜를 그냥 누린 것이 아니라 특혜를 만들어내기 위해 불법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정서로 용납 안되는 조국 장관 가족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는 말로 해명한 문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은 검찰이 해야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할 일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지만 조 장관에 대한 임명으로 우려하던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협박’은 시작됐다고 볼 수밖에 없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조국 신임 장관이 임명장 수여 후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게다가 이미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은 “검찰이 자기정치를 한다고 덤빈다” “검찰이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 “검찰이 개혁을 막으려 한다”는 주장에 이어 “미쳐날뛰는 늑대”라는 말까지 동원해 검찰수사를 비판해왔다. 


검찰은 지금까지 혐의가 나오니까 수사를 진행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전 수석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윤석열 검찰’과 '조국 법무'는 서로 칼을 겨누고 벼랑끝에 서게 됐다. 정의를 버린 문재인정권이 오로지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을 위해 검찰과 맞서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조 장관의 딸에 대한 의혹은 그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기소로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제 조 장관 본인의 의혹은 사모펀드에 대한 검찰수사에서 가려질 수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조국 법무부장관이 어떤 압력을 행사할지 모를 상황이 됐다. 


검찰은 조 장관이 임명장을 받던 날 일명 ‘조국 펀드’ 운용사 대표와 투자사 대표에 대해 전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4억원 투자자가 조국 가족뿐인 이 펀드는 조 장관이 민정수석 자리에 있을 때 관급공사 계약이 급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펀드의 운용사는 출자금액을 7배나 부풀려 금융당국에 신고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조 장관은 자신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여권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투입한 것이 과도하고, 피의사실공표 문제 등을 부각하면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여당이 검찰개혁을 빌미로 수사팀에 불이익을 주게 되면 검찰조직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등 이른바 ‘검란’을 부를 소지마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슬로건이 이 시대의 상식이 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을 지켜본 많은 국민들이 이전 정부에서 체험한 '견제받지 않은 권력의 종말'을 떠올리고 있다. 


이제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수사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국민들은 문재인정권의 진정성을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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