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못 믿겠다"…금융기관 신뢰 잃은 이유는?
이원우 기자
2019-09-14 10:43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제1금융권에서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 원금손실 사태가 발생하고 은행 직원이 투자자의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금융기관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사회적 비용을 크게 높여놓는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에 대한 당국의 검사 사례가 늘고 있다. 불을 당긴 것은 물론 파생결합증권(DLS)·파생결합펀드(DLF) 파동이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국내 제1금융권이라는 측면에서 충격의 여파가 상당히 크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국내 금융회사의 DLS·DLF 판매 잔액을 다 더하면 지난달 7일 기준으로 무려 8224억원에 달한다.


   
사진=미디어펜


당국은 두 은행에 대해 상품 설계 과정과 내부 결정 등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해당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데, 각 은행들의 최고경영자(CEO)가 해당상품을 승인한 경위는 어떠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파동엔 은행만 결부된 것은 아니다. 증권사의 경우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 각각 600억원, 400억원, 200억원어치의 DLS를 발행했다. 당국은 이 3개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 중이다.


2008년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낸 키코(KIKO) 사태도 이달 30일로 예정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라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키코 사태는 일부 기업에 대한 소송이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지만,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재검토 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다시 한 번 논란에 불이 붙었다. 키코 사태 역시 DLS‧DLF 논란과 유사한 구도로 금융기관의 책임 소재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구조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금융기관 직원들 단위로 이뤄지는 도덕적 해이 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국내에서 영업 중인 한 외국계 은행 직원이 고객의 돈 3억7000만원을 편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신뢰의 대명사가 되어야 할 은행이 오히려 사기사건의 주 무대가 돼버린 셈이다. 


리서치 전문기업 한국정책리서치가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15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관·대인 신뢰도 조사’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약 70%가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 ‘금융기관’을 지목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49%에 그쳤음을 감안할 때 금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나 신뢰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최근 불거진 사건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믿음을 근본부터 뒤흔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에 덧붙여 금융기관들에 대한 신뢰에마저 금이 가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다”면서 “국내 자금이 자꾸만 해외주식이나 암호화폐(가상화폐) 등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경제·금융부처 등 45개 기관을 소관으로 하는 정무위의 올해 국정감사는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를 아우르면서 금융기관의 신뢰수준을 되묻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무위 측에서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총 책임자 등 이번 사태 관련 책임자에 대한 증인 출석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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