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조국의 거짓말’이 낳은 문재인 대통령의 ‘잘못된 해명’
김소정 부장
2019-09-12 16:49

   
김소정 외교안보부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추석 메시지를 3년에 걸쳐 기사로 써오면서 어리둥절하다가 씁쓸해지기는 처음이다.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를 소망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부터 떠올렸다고 한다.


왜 하필 지금 ‘공평’이란 키워드를 추석인사에 사용했는지 그 속내까진 알 수 없다. 하지만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듯이 잘못된 해명이 또 다른 잘못된 해명을 낳고 있다는 느낌이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발언은 상식적인 선례를 깨고, 검찰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았다. 


이전 정권에서 의혹만으로 낙마한 공직자 후보들이 숱하게 있어왔다. 고위공직자로 임명됐지만 변호사 수임료가 과다하다는 의혹으로, 교회 장로 신분으로 한 발언 때문에, 또 조 장관의 딸과 같은 편법 입학 의혹으로 낙마한 이들이 있었다. 


최근 조 장관의 서울법대 동기인 한 검사가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이 회자되면서 소환된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 박희태 전 법무부 장관이다. 이들 외에도 취임 62일 만에 물러났지만 결국 무죄판결 받은 이완구 전 총리나 대통령선거에서 이후 거짓으로 드러난 의혹 때문에 예상을 깨고 낙선한 이회창 전 총리도 있다.


지금까지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자가 받은 의혹으로 여론이 요동칠 경우 대개 ‘순리’를 따르게 마련이었고, 이것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번에 순리와 상식을 뒤집었고, 그래서 앞으로 임명 전후로 검찰수사를 받게 되는 고위공직자가 다신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어렵게 됐다. 야당이 국회청문회를 반대하면 국민청문회도 유행이 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의 잘못된 해명은 또 있다.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임명에 반대가 많다”고 해 국민마음에 대못까지 박은 것이다. ‘조국을 임명하는 것은 개혁적이고, 반발하면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이 논리를 접하면서 금태섭 의원이 조국 청문회에서 한 말을 ‘사이다’ 삼아 삼키게 된다.


많은 예를 들 것도 없이 금 의원은 ‘조국 발언’ 중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되냐”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는 안이했다”는 발언을 지적하면서 “거기서 개혁주의자가 왜 나오냐.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대해 동문서답으로 상처 준 것에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했었다.


문 대통령의 ‘조국 반대는 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논리도 마찬가지이다. 조국 법무장관이 후보자 시절부터 검찰수사를 받게 된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개혁을 위해 기용한 인물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인데 금 의원이 지적한 ‘공감능력 부족’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말로 내뱉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 옳게 말한 것을 실천하는 과정과 눈에 보이는 결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통령과 정당도 ‘인사’로 재신임 받는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실책이 드러나 여론이 악화되면 대통령은 지명철회하고, 공직자는 옷을 벗고, 당대표가 물러나면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리의 포로가 되지 않는 역사는 죽었다’라는 말이 있다. 역대 대통령의 불행이 이를 방증한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과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에도 ‘춘풍추상’(다른 사람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겐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글귀가 걸려있는 것 아닌가.


조국 장관 임명 때 국민들은 무엇보다 검찰수사에 대한 ‘묵시적 협박’에 대해 우려했다. 아니나다를까 벌써부터 법무부에서 ‘윤석열을 배제한 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제 문 대통령의 해명 중 그나마 당당하게 들렸던 “검찰은 검찰의 일, 장관은 장관 일을 하라”는 지침이 변질되지 않을지 지켜볼 시점인 것 같다. 문재인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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