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미러클 두산'의 재현인가? 두산 베어스가 선두권 순위 경쟁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며 역전 1위 희망의 불씨를 피워올렸다.

두산은 19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를 독식했다. 1차전에서 김재환의 홈런과 오재일의 결승타를 앞세워 6-4로 이겼고, 2차전에서도 이영하의 완투와 오재일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7-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더블헤더 싹쓸이 승리로 두산은 81승 54패를 기록, 키움 히어로즈(83승 1무 56패)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며 2위로 올라섰다. 1위 SK(84승 1무 52패)와는 승차를 2.5게임으로 줄였다.

   
▲ 19일 SK와 더블헤더를 모두 이긴 두산. /사진=두산 베어스


남은 경기 수가 많지 않아 여전히 SK가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SK가 최근 투타 모두 침체한 가운데 4연패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2.5게임 차 역전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키움 역시 SK와 2.5게임 차지만 가장 적은 4경기만 남겨두고 있어 자력으로 따라잡기는 힘든 상황이며, 가장 많은 9경기를 남겨둔 두산이 7경기를 남겨둔 SK를 추격해 볼 만하다. 

이제 남은 경기 일정이 정말 중요해졌다. 우선적으로 당장 오늘(20일) 경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키움과 SK가 인천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두산은 잠실에서 KIA를 맞아 홈경기를 갖는다.

상위권 세 팀간 맞대결은 이날 키움-SK 경기가 마지막이다. 즉, 맞대결을 통해 1경기 차로 달아나거나 단번에 1경기 차를 줄일 수 있는 경기는 오늘 키움-SK전 뿐이다.

이 키움-SK 경기 결과는 두산에게도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친다. 두산이 KIA를 꺾는다는 가정 하에, SK가 지면 1.5게임 차로 더 바짝 다가설 수 있다. SK가 이기면 2.5게임 차는 유지한 채 2위 경쟁팀 키움과 1게임 차로 벌릴 수 있다.

21일 이후에는 SK가 한화와 2경기, 삼성과 3경기, KT와 1경기를 남겨두게 된다. 키움은 KIA와 1경기, 롯데와 2경기만 남는다. 두산은 롯데, 삼성, 한화, KIA와 1경기씩, 그리고 LG, NC와 두 경기씩 등 여러 팀들과 고루 만난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 상위권 세 팀의 순위경쟁에서 '미러클 두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주요 변수가 있다. 두산이 LG, NC와 남아있는 두 경기 가운데 1경기씩이 28일 잔여경기 일정 내에 편성되지 못하고 뒤로 밀려 있다는 점이다. 

LG와 NC는 4위, 5위가 거의 굳어져 정규시즌 종료 직후 곧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은 순위가 확정되고 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대비해 마운드 전력을 아끼게 될 것이고, 이런 면에서 두산으로서는 두 팀과 각각 치를 최종전이 유리할 수 있다. 두산이 SK와 승차를 더 좁혀놓으면 뒤로 밀려 있는 LG, NC전에서 극적으로 역전 1위를 노려보는 시나리오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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