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정부터 시작된 갈등이 다시 우리 사회를 갈라놓고 있다. 보수·진보 정치권이 이 문제에 사활을 걸면서 경고음이 더욱 거세지는 경제 이슈는 또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

문제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올해보다 내년을 걱정하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 성장률 2.2%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에는 2%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경제 연구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수출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내수경기에도 부진이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주요 산업은 위기와 기회의 경계에 서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 9대 수출주력산업 경쟁력을 중국·일본과 비교한 결과를 살펴보면 향후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100으로 가정한 3국의 9대 주력업종 기술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올해 6월말 현재 일본 102.8, 중국 79.8로 나타났다. 5년 후에는 일본 97.4, 중국 89.1로 한국의 기술력이 비교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00년에 한국의 59.6%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의 기술력이 5년 후인 2024년경에는 89.1%로 우리의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중국이 우리 기술력을 넘어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거대 내수시장과 자본을 앞세운 중국과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 핵심 산업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수출 전선에도 부정적 영향이 가중될 수 있다.

수출이 부진에 빠지면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다. 이 영향으로 투자와 고용이 감소하면 기업의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최근 조 장관을 둘러싼 보수·진보, 여·야의 대치 국면이 심상치 않다. 내년 총선까지 양측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기업의 위기가 정치권과 국민의 시야에서 당분간 더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신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 번 뒤처지면 다시 판을 뒤집기 어렵다. 자칫하면 소도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지금 처한 우리의 경제 상황에 면밀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기술경쟁력과 기반산업이 모두 경쟁 열위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수출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밖에서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경제와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더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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