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천하의 저스틴 벌랜더도 7이닝을 던진 후 사흘만 쉬고 등판한 것은 무리였을까. 벌랜더가 탬파베이 타선에 뭇매를 맞고 조기 강판하고 말았다.

벌랜더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19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5일 1차전에서 선발 7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맞고(볼넷 3개) 탈삼진 8개를 곁들여 거의 완벽한 무실점 피칭을 했던 벌랜더였다. 벌랜더의 호투를 앞세운 휴스턴은 6-2로 탬파베이를 꺾고 1차전 승리로 기선제압을 했다.

1차전에서 벌랜더의 투구수는 102개였다. 상당히 많은 공을 던지고 사흘만 쉰 후 이날 4차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벌랜더는 1차전과는 전혀 다른 부진한 피칭을 했다. 

   
▲ 사진=휴스턴 애스트로스 SNS


4회도 못 마치고 3⅔이닝 동안 7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내줬고 홈런도 2방이나 맞았다. 삼진을 5개 잡긴 했으나 4실점하고 0-4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 당했다.

벌랜더는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말 1사 후 토미 팜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다음 최지만에게 볼넷을 내준 후 3개의 안타를 집중적으로 맞으며 추가 2실점했다. 1회에만 3실점했다.

2, 3회는 실점하지 않았으나 역시 불안했다. 2회말에는 1안타 1볼넷을 내줬고, 3회말에는 선두타자 브랜든 로우에게 2루타를 맞았다. 노련한 피칭으로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결국 벌랜더는 4회말을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에게 솔로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이후 투아웃까지 잡은 벌랜더가 최지만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자 휴스턴 벤치는 하는 수 없이 벌랜더를 강판시켰다. 벌랜더는 조쉬 제임스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3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벌랜더의 투구수는 84개나 됐다. 

2연승 후 전날 3차전에서 3-10으로 패한 휴스턴은 이날 4차전에 벌랜더를 투입해 시리즈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사흘 휴식으로는 벌랜더의 체력과 구위가 회복되지 않았다. 벌랜더의 부진으로 초반 승기를 빼앗겨 패배 위기에 몰린 휴스턴이다.

한편, 벌랜더를 조기 강판시키는 데 최지만의 역할도 컸다. 3번타자(1루수)로 나선 최지만은 1회와 2회, 4회 세 차례 벌랜더를 상대해 모두 볼넷을 골라냈다. 최지만은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빼어난 선구안을 보이며 벌랜더의 투구수를 늘려 힘을 빼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벌랜더가 최지만에게 던진 공만 19개였다. 최지만은 1차전에서는 벌랜더를 역시 3차례 상대해 볼넷 1개를 얻고 삼진을 2개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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