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그동안 큰폭의 판매감소를 보인 미국시장에서 하락폭을 줄이며 점유율 8%대에 안착하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판매 증가세는 13개월 만에 멈췄지만 하락 폭은 시장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 그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 점유율이 14개월 연속 상승 했다. 실적개선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지난 9월 판매는 5만1951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5만6940대)보다 약 7.3% 감소한 규모다. 기아차도 4만4619대를 판매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4%가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전년 대비 판매가 줄었으나 미국시장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타 브랜드는 더 큰 판매량 감소를 보였다.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산업수요 하락과 노동절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약 13%나 하락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영업담당 부사장은 "노동절 연휴 등으로 인해 9월 판매가 주춤했지만 분기 실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다"며 "경쟁사들의 판매 집계가 끝나고 나면 3분기에 현대차 점유율이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파커 부사장과 비슷한 관측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이 1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
분기 기준으로 판매실적을 발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FCA 등의 빅3를 제외하면 일본 △토요타가 –17% △닛산 –17% △혼다 –14% △스바루 –9% 등 전년대비 하락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독일차 역시 폭스바겐의 판매가 12%나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판매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GM과 포드 등 미국 업체의 구체적인 판매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 실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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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미국시장 야심작 대형SUV 텔루라이드 /사진=기아차 |
전미자동차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을 확산하면서 미국 내 GM 공장 30여 곳이 일시적인 셧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3주째 전면 파업은 1970년대 이후 최장기 파업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파업 여파가 포드와 FCA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시장 수요가 10% 이상 감소하는 사이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이 1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평균 13% 판매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전망도 긍정적이다. 미국 시장 산업수요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는 속속 인센티브, 즉 할인율을 확대하는 중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악성 재고의 상당 부분을 해소한 덕에 오히려 인센티브 축소 중이다. 현대차의 9월 인센티브는 지난해보다 약 8%가 감소한 약 2655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기아차도 5% 줄어 약 3619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신차 할인 폭이 감소하면서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효과는 꾸준히 준비해 왔던 SUV차급이 선전하면서 시장수요를 확보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코나부터 팰리세이드까지 다양한 SUV라인업을 소개해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도 다양한 SUV로 시장수요를 채워가고 있다. 특히 텔루라이드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기아차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유연한 공장의 증산을 통해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줄이며 부진했던 실적을 매우고 새로운 볼륨모델의 선전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주기적으로 신차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제네시스 첫 SUV인 GV80와 기아차 K5 등이 미국에 본격진출하면 당분간 현지에서 신차효과를 충분히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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