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8골이나 내주며 패한 스리랑카보다 더 수준 낮은 이란 주심의 황당한 판정이었다. 8-0 대승으로 흐뭇했던 한국대표팀 분위기에 주심은 이해하기 힘든 손흥민 옐로카드로 찬물을 끼얹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2차전에서 약체 스리랑카를 8-0으로 완파했다. 김신욱이 혼자 4골이나 넣고, 손흥민도 모처럼 대표팀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고, 황희찬과 권창훈도 골맛을 봤다.

안방에서 골잔치를 벌이며 크게 이긴 경기. 깔끔할 수 있었던 이날 한국대표팀의 축제 분위기에 주심은 딴지를 걸고 싶었던 걸까. 이란의 하산 아크라미 주심의 오락가락 판정이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선수 개인 기량에서 한국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스리랑카는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많이 했다. 손흥민, 이강인, 백승호 등이 잇따라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하지만 주심은 휘슬을 잘 불지 않았다. 한국이 워낙 많은 골을 넣으며 앞서가는 경기여서 관대함(?)을 보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수 보호를 위해서라도 부상 위험이 있는 파울에는 엄격해야 했다.

후반 8분에는 그냥 지나치기 힘든 장면도 있었다. 백승호가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며 몸싸움을 벌이다 서로 엉켜 넘어졌다. 그런데 스리랑카 선수가 쓰러진 백승호의 가슴팍을 스터드가 박혀있는 스파이크 발바닥으로 가격했다. 고의적인 가격이기에 퇴장감이었지만, 주심은 외면했다. 한국 선수들이 항의하자 오히려 화를 내기도 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무엇보다 황당했던 판정은 아크라미 주심이 손흥민에게 내민 옐로카드였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권창훈과 교체돼 나오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을 벗어 김신욱에게 채워주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천천히 그라운드를 벗어났다는 것이 옐로카드를 꺼낸 이유였다.

FIFA 규정상 교체되는 선수는 뛰어서 벤치로 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경기지연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손흥민이 경기지연 행위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주심뿐이었다. 한국이 6-0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한 스리랑카 선수들조차 지연행위라며 별다른 불만을 나타내거나 항의를 하지도 않았다. 주심 혼자 그렇게 '느낀' 것이다.

손흥민이 옐로카드를 받자 벤투 감독은 즉각 거세게 항의하며 주심과 설전을 벌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8-0 대승을 거뒀음에도 경고 판정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해봐도 안된다. 주심이 한국에 와서 손흥민에게 경고를 줬다는 것으로 주목받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았나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선수들 역시 주심의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고를 받은 당사자인 손흥민은 "심판 판정은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도대체 6-0으로 이기고 있는 팀이 시간을 끌 이유가 있는가"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앞으로 예선을 치러가는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는데, 한국축구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이 경고를 받은 것은 찜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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