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논란 키우기' 조짐 속 윤 총장 "그렇게 대충 살지 않았다” 반박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윤중천 별장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보도에 대한 대검찰청의 해명과 관련해 “어떤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밝혀 사실상 논란을 키운다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진술을 민정수석실이 검증했다’고 밝힌 대검찰청의 해명에 대해 “어떤 근거로 그러한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다만 검증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여부, 어떤 부분이 검증됐는지 여부,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저희가 얘기해드린 바도 없고, 제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다른 청와대 관계자가 “그 정도 사안이면 검증 과정에서 걸러졌지 않겠느냐”고 반응한 것과 상반된 발언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청와대

이날 한 매체는 작년 말부터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이란 이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조사단은 이 같은 내용을 검찰수사단이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대변인 명의의 공식 입장을 내고 “완전한 허위사실”이라고 부인하면서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증하고 사실무근으로 판단한 바 있다”고 했다. 당시 인사 검증을 총괄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이 조국 법무부 장관이다.

특히 윤중천 씨의 김학의 전 차관 접대 의혹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공개적으로 진상규명을 지시할 정도로 관심 사안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 특별 지시가 조국 민정수석의 업무보고 이후 나온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총장과 이 사건이 관련이 있었다면 청와대 역시 이번 논란에서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대검의 해명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관련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알지 못한다”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검찰 해명의 진위 여부를 청와대가 아니면 어디서 확인받을 수 있는지를 묻자 “글쎄요”라고 답했다.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도 이번 의혹을 확산시키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접대까지는 모르겠지만 윤중천과 윤 총장이 만난 적이 있다, 밥을 같이 먹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강력 비판하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화살을 돌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이렇게 문제가 있다면 그 당시 검증한 조국 전 민정수석은 무엇을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윤석열 총장은 이날 대검 간부들에게 “건설업자 별장에 놀러 갈 정도로 대충 살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윤 씨 별장이 있는 원주에 20여년 전 다른 일로 한 차례 찾았을 뿐, 그 이후 원주 자체에 가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권고 관련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씨가 윤 총장을 안다고 볼 아무 자료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수사단은 “2013년 검·경 수사기록인 윤 씨 전화번호부, 명함, 다이어리 등 객관적 자료에 윤 총장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며 “기타 윤 씨가 윤 총장을 안다고 볼 아무 자료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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