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서의 책임감, 안전성 강화 마스터 플랜 마련
외부 고전압·고전류 유입 차단 등 안전성 강화 조치 10월내 마무리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잇따른 에너지저장창치(ESS) 화재로 국내 배터리업계가 논란이 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가 ESS 화재를 근절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SDI의 배터리가 화재 원인은 아니지만 글로벌 리딩 업체로서 국민과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ESS 설비와 관련된 화재는 총 23건이다. 이후 정부 대책이 발표됐지만 추가로 3건의 화재가 발생해 배터리 업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배터리 제조사는 LG화학(2건)과 삼성SDI(1건)다.

삼성SDI는 14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ESS 관련 기자 설명회를 열고 “위기에 빠진 국내 ESS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이미 설치·운영 중인 국내 전 사이트의 안전성 종합 대책 관련 비용을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공급한 배터리가 화재 원인은 아니지만 글로벌 리딩 업체로서 국민과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고 붕괴된 ESS 생태계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의한 행보로 풀이된다.

   
▲ 허은기 삼성SDI 시스템개발팀장이 14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열린 ESS 관련 기자 설명회에 참석해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허은기 삼성SDI 시스템개발팀장은 지난 1년 동안 국내 전 사이트를 대상으로 외부의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ESS 설치와 시공 상태 감리 강화,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 안전성 종합 강화 대책을 이 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밖에 예기치 않은 요인에 의해 ESS 시스템 내에 발화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개발, 신규로 판매되는 시스템에 전면 도입한다. 이미 설치·운영 중인 국내 사이트에는 삼성SDI의 부담으로 적용키로 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ESS 화재와 관련된 소식이 없는 반면, 국내에서는 잇따른 화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출용 제품과 내수용 제품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SDI 측은 “국내와 해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해외운영자들은 오랫동안 전력망을 운영해오던 경이 있고 전체적으로 자기들의 쓰임새를 파악하고 있는 회사들”이라며 “(해외의 경우) 설치나 운영 과정에서 관련된 법규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9건의 화재는 설치 시 낙하 또는 취급 부주의에 의해 셀의 안정성을 위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SDI는 화재 원인으로 거론된 배터리 설치·운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500억~2000억원가량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예기치 못한 화재에 대비해 특수 소화 시스템을 설치,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다만 “삼성SDI 배터리 셀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 부분을 이야기하다 보면 고객사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이번 배터리 셀에 대한 조치는 우리 셀의 문제는 아니지만 전체 ESS 화재 시스템의 근원적 방지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임영호 삼성SDI 부사장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 동안 배터리 관점에서 우리가 더 개선해야 될 점이 무엇인지 열심히 연구해왔다”면서 “10월 이후에는 그동안 겪었던 것과 같은 유형의 화재는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예기치 않은 상황을 위해 위험성이 있어 보이는 국내 전 사이트에 대해 신속히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 조치를 통해 ESS 안전에 대한 우려가 조금이나마 가시길 바라고, 더 노력해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ESS를 개발하는데 전력투구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