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유력 후보자였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재도전에서 발을 빼며 제3 인터넷전문은행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전문가는 재수를 한 토스가 은행과 손을 잡고 자본 안전성을 극복한만큼 혁신성만 발휘할 수 있다면 예비 인가 가능성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가 지난 3월 28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토스 본사에서 토스뱅크(가칭) 예비인가 신청 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금융위원회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접수를 15일 마감한다. 금융위는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해 연말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예비인가 신청은 지난 5월 금융당국이 토스·키움뱅크 컨소시엄을 탈락시킨 후 약 4개월 만이다. 

우선 자본 안전성으로 낙제점을 받았던 토스는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등과 손을 잡고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가칭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가 3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 역할을 하게 된다. 이어 KEB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각각 10%의 지분율로 2대 주주로 참여한다. 그 외에 SC제일은행 6.67%, 웰컴저축은행 5%, 한국전자인증 4% 등이다. 

토스는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2곳이 참여해 자본 안정성 확보와 함께 은행 운영 전문성과 다양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화투자증권의 금융업 운영 경험과 웰컴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역량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소소스마트뱅크 준비단’은 새롭게 얼굴을 내밀며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혁신성 부족으로 예비 인가 문턱을 넘지 못했던 키움증권은 재도전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키움그룹은 "기존 컨소시엄 참여 주주들과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에 대한 검토를 지속해왔으나 이번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는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는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국정과제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23일 토스 등 예비인가 참여 대상자를 대상으로 ‘족집게 과외’를 실시하는 등 흥행에 열을 올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흥행 열기는)냉랭하지도 과열되지도 않은 분위기"라며 "과열되기를 바라지만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흥행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유력 후보군이 재도전에서 발을 빼며 인터넷전문은행 흥행 열기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선 플랫폼 사업자의 불참으로 인해 열기가 많이 저조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토스뱅크 외엔 예비인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점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와 더불어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에 뛰어들지 않아 흥행이 한풀 꺾인 것은 맞다"며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을 위해선 IT기반 플랫폼 사업자가 한 곳은 더 들어와야 하지 않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차별적 포인트는 혁신성"이라며 "토스가 자본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은행과 손을 잡은만큼 금융상품의 혁신성만 살려낸다면 예비 인가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