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동력 시스템의 다변화를 통해 자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활용도를 늘려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으로 꼽히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수소동력시스템은 승용차 넥쏘와 수소버스에서 만 자체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수소동력시스템을 공급하는 등의 방법을 구상하고 있고 또 산업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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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동력 시스템의 다변화를 통해 자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활용도를 늘려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
현대차그룹은 15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열릴 정부의 '미래차 국가 비전 선포식'에 다변화한 수소동력시스템을 선보였다. 기존 승용차와 버스등의 운송수단으로 활용돼 왔던 것을 산업용 트럭에 적용해 활용도를 높이는 첫 발판을 선보인 것이다.
현대차가 이날 처음 소개한 수소동력시스템 적용모델은 수출형 수소트럭과 수소청소트럭이다.
현대차그룹은 승용차뿐 아니라 상용차 영역에서도 수소전기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에 공개될 수소트럭은 그간 현대차가 쏟은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상용차박람회에서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 'H2E'에 5년 동안 수소전기 트럭 1000대를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향후 10여년간 7조원 넘게 투자해 세계 수소경제를 이끄는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패스트 팔로어로 현재까지 성장해온 국내 자동차산업이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를 화두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생산체계와 완성차 상품의 효율성만으로는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은 다가올 수소경제 시대에서 만큼은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발표한 수소 및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FCEV(수소전기차) 비전 2030'의 핵심은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승용·상용을 포함해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거머쥐겠다는 게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구상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3월 수소전지차 '넥쏘'를 출시한 것은 이런 계획을 본격화하는 시작점일 뿐이었다. 현대차는 2013년 '투싼 수소전기차'로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차량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막대한 자금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미라이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 었다. 이에 재역전을 위해 신차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넥쏘'였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이 연간 판매 기준약 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구축 목표로 잡은 생산능력은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이다. 수소전기차 개발에 나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와 기존 내연기관 중심 세계 완성차 시장 내 현대·기아차 점유율을 감안하면 다분히 공격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누적 7조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함께 작정한 투자계획이다.
일단 현대차그룹은 연간 약 5000대 규모인 현재 수소전기차 생산 능력을 내년 1만1000대까지 키울 예정이다. 당장이라도 그 만큼은 팔 자신은 있다는 목표 설정이다. 현대차는 국내나 유럽 등 뿐 아니라 올해 들어서는 말레시이사, 일본까지 넥쏘의 진출을 현실화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또 올해부터는 협력사와 함께 2년 동안 3000억원의 초기 투자 집행도 시작했다. 특히 넥쏘 증산에 투자하는 협력사에는 최대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력업체가 따라와 줘야 계획에 탄력을 붙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그림은 스스로 생산하는 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소전지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현대·기아차 외에 다른 완성차업체, 선박·철도·지게차 등 운송분야, 전력 생산 및 저장 등 발전분야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보급하는 것까지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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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기준 현대모비스가 생산할 연 70만기의 연료전지시스템 가운데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계열사에서 소화하는 50만기를 제외한 20만기는 외부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수소경제 패러다임에 한 발 더 가까이, 또 더 깊이 들어서겠다는 의중을 드러내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는 독일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는 지난해 6월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이 만든 연료전지를 아우디 차에서 볼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브랜드로 나아가 폭스바겐그룹 전체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또 자동차에서 멈추지 않고 선박과 기차 등에도 널리 활용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런 노력을 진행해온 현대차그룹은 최근 대형트럭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한 신형 수소연료전지시스템 2개를 병렬로 연결하고 고성능 모터, 고효율 배터리 등을 갖춰 1회 충전 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새로운 수소차를 선보였다.
당시 현대차는 "다양한 수소전기 상용차 라인업을 확보해 세계 각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청소차 등 공공영역 상용차로 활용할 수 있는 적재량 4~5톤급 수소전기 중형 트럭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이번에 수출용 수소전기차를 공개하면서 수소상용차 대중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소전기차는 상용차 부문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로 물류에 사용되는 트럭은 운행 거리가 길고 고정된 노선을 운행한다. 그 때문에 충전 수요가 높은 지역을 파악하기 쉬워 효율적인 충전인프라 구축에도 용이하다.
장거리 운행 시 순수전기차는 대량의 배터리를 실어야하는 것과 달리, 수소전기차는 수소탱크를 크게 만들면 돼 무게와 가격 경쟁력에서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게다가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2035년까지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의 동력을 화석연료에서 수소·전기로 전면 교체키로 한 결정은 수소상용차 대중화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사회 진입이 본격화되는 만큼, 트럭뿐 아니라 철도와 선박까지 다양한 분야로 관련 기술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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